코로나 시대 더욱 주의해야 할 고혈압 관리[기고/임상현]

동아일보

입력 2022-08-18 03:00 수정 2022-08-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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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현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최근 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 17일(18만236명)에 4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중 95%는 기저질환자다. 그중 가장 많은 것이 ‘순환기계’ 질환자다. 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회복이 더딜 뿐만 아니라 중증 감염이 돼 사망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순환기계 질환 중 고혈압은 국내 성인 3명 중 1명이 보유한 ‘국민병’이다. 65세 이상의 약 40%가 고혈압 환자다. 고령 환자일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높고 다른 심뇌혈관 질환을 포함한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

따라서 코로나19 시대에는 심뇌혈관계 합병증의 중요한 위험인자인 ‘고혈압’을 예방하고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는 위중증으로 진행돼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혈압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6월 미국 심장협회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에 따르면 mRNA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돌파감염돼 입원한 환자의 86%가 고혈압 환자였다. 이 연구에서 고혈압은 위중증으로 갈 위험도를 2배 이상 높였다.

최근 국내에서 50세 이상에게 4차 백신 접종이 권장되고 있지만, 부스터샷까지 완료한 고혈압 환자라도 안심은 금물이다. 적절한 혈압 관리와 함께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감염 예방에 더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유행기에 고혈압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코로나19 방역이나 감염에 따른 활동량 감소 등은 혈압을 상승시킨다. 또 병원에 대한 접근성을 나쁘게 해 지속적인 약 복용에 방해가 된다. 신규 고혈압 진단을 지연시켜 관련 합병증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정에서의 정확한 혈압 측정 등 일상 속 혈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정확하게 측정한 가정 혈압은 심혈관계 합병증을 예측하게 한다. 복약 순응도, 치료 적극성 제고 등 고혈압 치료 관리 및 진단에도 매우 중요하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가정혈압 관리 지침’을 통해 정확한 혈압 측정의 의의와 방법을 알리고 있다. 일부 항고혈압제가 코로나19 감염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보고 등으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잘못된 정보로 약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혈압 조절이 안 되거나 관련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주치의와 상의를 해야 한다.

또한 고혈압 치료에 있어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등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서도 제일 중요한 수칙이다. 외부 활동이 감소함에 따라 체중이 증가하고, 식욕 감소로 인해 소금 섭취량이 증가하고 음주량이 느는 경향이 있다. 이에 맞춰 식단 조정, 칼로리 조절이 필요하다. 지금은 적절한 혈압 관리와 함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다.


임상현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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