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다리할 때 무릎높이 다르면 ‘고관절 오십견’ 의심을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2-01-20 03:00 수정 2022-01-20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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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오십견’ 치료와 예방법
척추 잡아주는 ‘주춧돌’ 고관절… 염증으로 유착되면서 통증 발생
양반다리할 때 한쪽이 더 들리거나, 선 채로 방향 바꿀때 찌릿한 통증
주로 초음파와 주사 치료 병행… 관절 가동범위 넓히는 운동해야





어깨 관절이나 근육에 통증이 발생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증세를 ‘오십견’이라 부른다. 통상 50세 전후에 발생하는 질병이라 붙은 이름이다. 주로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퇴행성 변화가 이어져 발생한다.

엉덩이 고관절(股關節)에도 오십견과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오십견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주머니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의학 용어로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부른다. 고관절은 어깨 관절과 해부학적으로 비슷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윤병호 교수는 “우리 몸에서 하중을 견뎌내고 척추를 잡아주는 주춧돌 역할을 하는 고관절은 깊은 관절이라 통증 부위를 정확히 짚어내기 어렵다”며 “고관절 질환이 생겨도 단순히 허리나 골반이 아프다고 착각하고 방치하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와 함께 ‘고관절 오십견’의 증상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진단은 ‘양반다리하기’로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은 고관절을 둘러싼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이 수축하고, 관절 내부의 섬유망인 활액막이 유착되면서 통증이 커진다. 한 번 발생하면 운동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고 고관절부터 허벅지까지 땅기는 통증이 나타난다.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을 진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양반다리하기’다. 양반다리를 했을 때 두 다리의 높이가 균일하지 않고 한쪽 무릎만 많이 들리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양반자리 자세를 취했을 때 바닥부터 무릎까지 높이가 30cm 이상 벌어지는 경우도 의심 증상이다. 또 아픈 쪽 다리를 딛고 방향을 전환했을 때 갑자기 찌릿찌릿한 통증이 생긴다면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증세는 휴식을 취하면 나아진다. 하지만 환자들 대부분이 매일 걷고 고관절을 쓰다 보니 어깨보다 치료 속도가 더딘 편이다. 1년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단을 꼭 받아야 한다.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의 진단 및 치료는 통상 초음파를 활용한다. 초음파를 통해 관절낭 내의 염증을 호전시키고, 관절 운동범위를 늘리도록 관절주머니를 팽창시켜 주는 주사를 놓는 치료가 대표적이다. 윤 교수는 “최근 이대목동병원에서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 약 8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모든 환자가 2회 주사 치료를 시행했을 때 유의미한 통증 감소와 운동 범위 개선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운동범위 넓혀주는 고관절 근육 운동

주사 치료와 함께 천천히 운동 범위를 늘릴 수 있도록 운동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의 운동범위를 넓혀주면서 고관절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5가지 운동법이 있다.

먼저 ‘무릎 밀기’다. 이는 누워서 다리를 90도로 접어 든 상태에서 손으로 다리를 밀어주는 운동이다. 이때 고관절을 굽히도록 힘을 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엉덩이 들기’는 무릎을 세우고 바로 누운 상태에서 엉덩이와 허리를 위로 들어준다. 이때 항문을 조이면 대둔근도 강화된다.

의자에 앉아서 한쪽 다리를 반대편 무릎 위에 올린 상태에서 몸을 숙이는 ‘이상근 스트레칭’은 엉치뼈와 허벅지뼈 윗부분을 이어주는 근육인 이상근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이때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쭉 편 상태에서 배꼽이 다리에 닿는다는 느낌으로 몸을 숙여야 효과가 있다. 척추, 골반, 허리 등 고관절 주위 근육이 강화되고 안정화되면 고관절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바닥에 누운 채 머리와 다리를 공중으로 들어 복부를 압박하는 ‘복근 운동’이나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양팔과 다리를 바닥에서 뗀 ‘슈퍼맨 자세’도 고관절 오십견에 좋다. 윤 교수는 “한 동작당 5초씩 4번, 총 20세트만 꾸준히 해도 고관절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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