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간단한 검사로 진단하는 기술 나왔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10-21 03:00 수정 2021-10-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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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이건호-서운현 교수팀 발표
값비싼 PET-뇌척수액검사 않고도 90% 정확도로 병증 예측할 수 있어
65세 이상 고위험군 전반 적용 가능



간단한 검사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90% 정확도로 조기 예측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에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주요 원인 물질인 타우 단백질을 검사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뇌척수액 검사 또는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를 해야 하지만 두 가지 검사법 모두 비싸거나 통증과 상처를 유발하는 방법이어서 대중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단장 이건호 교수)의 이건호 서운현 교수팀은 광주에 등록된 치매 고위험군 65세 이상 256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 검사를 통해 간단한 시공간기억력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뇌척수액에 존재하는 변성된 타우 단백질의 농도를 90%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치매 분야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h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 단장은 “값비싼 PET 검사나 침습적이고 환자의 고통을 수반하는 뇌척수액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도 병증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서 “65세 이상 국민들을 대상으로 범용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이 단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MRI 검사가 여의치 않은 경우에도 시공간기억력 검사만으로 타우 병증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해 지역사회에서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치매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중 75%가량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은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침전과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이다.

이 단장은 “치매 발병을 억제하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측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공개한 예측 모델을 토대로 임상시험을 통해 65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적용 가능한 신뢰성 높은 치매 예측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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