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먹거리]신선한 돼지고기, 먹어 봐야 안다? 색깔만 봐도 안다!

홍은심 기자

입력 2021-10-13 03:00:00 수정 2021-10-13 10: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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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맛의 과학

좋은 돼지고기는 지방의 색이 희고 살코기가 선분홍색을 띈다. 사진은 육종 전문가 박화춘 박사가 기르는 버크셔K를 샤브샤브용으로 엷게 저며놓은 모습. 동편제마을영농조합 제공

돼지고기를 고를 때 봐야 하는 것은 세 가지다. △지방의 색이 희고 견고한지 △살코기가 연하고 분홍색인지 △고기의 결이 곧고 탄력이 있는지 등이다.


밝고 선명한 붉은색 띠어야 신선

돼지고기의 단단한 백색 지방에는 고소한 맛의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이는 수입산 돈육에 비해 국내산 돈육이 더 맛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겹살마다 지방의 색이 다르다. 어떤 삼겹살은 희게 보이는 반면에 어떤 것은 약간 노랗게 보이기도 한다. 지방을 구성하고 있는 지방산의 조성 차이 때문이다. 이는 곧 맛의 차이로 이어진다.

지방을 구성하는 지방산 중에는 올레산이 있다. 고기를 구웠을 때 우리의 코를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는 올레산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물질들 때문이다. 반면에 리놀레산과 리놀렌산이 많이 들어있는 지방산은 가열하면 산패취와 같은 좋지 않은 냄새를 낸다.

이런 지방산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색이다. 올레산이 많이 함유된 지방은 백색을 띠고 리놀레산과 리놀렌산 함량이 높은 지방은 노랗고 물컹거리는 연지방 형태가 된다.

돼지고기 본래의 맛을 그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잡냄새가 없어야 한다. 고기의 담백함, 고소함, 감칠맛은 돼지가 성장하면서 먹는 사료로 결정된다. 돼지는 대략 115kg 전후의 체중이 되면 농장에서 출하돼 도축 후 삼겹살, 목심, 등심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부분육으로 정형된다.

잡냄새가 없는 신선한 고기는 밝고 선명한 붉은색을 띤다. 흔히 선홍색이라고 부르는 고기색은 사전적 의미로 ‘매우 산뜻하고 밝은 느낌을 주는 붉은색’을 의미한다. 혹자는 ‘선홍색을 한돈의 신선한 육색을 정의하는 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홍색은 고기 안에 들어있는 미오글로빈이 산소와 반응해 만들어진다. 고기 색이 어둡고 탁한 갈색을 띠는 것은 미생물 때문이다. 미생물이 고기에 있는 산소를 사용해 성장하기 시작하면 산화가 일어나 색이 탁하고 갈색으로 바뀐다. 미생물은 여러 가지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들이 고기의 잡냄새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

백색의 단단한 지방을 포함한 선홍색의 돼지고기를 골랐다면 마지막으로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은 식감이다.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고기는 숙성 과정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고기 자체에 적색 근섬유의 비율이 높고 도축 과정, 유통 과정 중에 근육 단백질의 변성이 없어야 한다.

남원 지리산 흑돈, 우수한 육질 자랑


버크셔K로 만든 샤르퀴트리.
농업기술 축산 분야 명인 박화춘 박사는 육종 전문가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협중앙회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자신의 고향인 전북 남원에서 버크셔 종돈과 새끼 등 돼지를 기르고 있다.

박 명인은 외국에서 흑돼지 버크셔 품종을 도입해 한국형 버크셔 계통인 ‘버크셔K’를 개발했다. 버크셔K는 박 명인이 붙인 이름으로 ‘버크셔 Korea’를 뜻한다. 보통 흑돼지라고 하면 온몸이 까만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순종인 버크셔 혈통은 네 개의 다리, 꼬리, 머리 등 총 6곳이 하얗다. 버크셔K는 우리나라 기후에 잘 적응하는 데다 육질이 부드럽다.

박 명인은 버크셔K에 5가지 맛의 비밀이 있다고 말한다. 우선 육질이 우수한 유전자원(종돈)이다. 남원 지리산 흑돈은 세계에서 육질이 가장 우수한 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K는 단백질 조성이 달라 고기 맛이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 버크셔 등심을 분석해 보면 근육은 작은 근섬유와 근섬유를 묶은 형태의 근속다발로 구성돼 있는데 버크셔의 작은 근섬유의 단면적은 81.1μmm(마이크로밀리미터)로 다른 품종보다 가늘다. 근속다발 내 작은 근섬유는 57.4개로 랜드레이스(47.2개), 두록(36.6개)보다 많다. 이는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씹을 때 쫄깃한 맛을 좀 더 강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버크셔K 고기는 유독 단맛이 많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고기 맛을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육즙을 추출해 성분을 비교하는 것이다. 고기를 70∼75도로 가열한 뒤 육즙을 농축시킨 후 성분을 분석한다. 버크셔 고기는 랜드레이스보다 포도당이 9%, 단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 성분인 카르노신이 8.5% 더 많다.

또 지방의 수분이 적어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버크셔의 등 지방은 쫄깃한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수분이 7.0∼7.7%로 백돼지(9.0∼10.0%)보다 적은 대신 순수 지방은 91%로 타 품종(87%)보다 많기 때문이다.

지방산 조성도 다르다. 지리산 흑돈은 백돼지와 비교해 다가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고 오메가6, 오메가3 지방산도 많아 웰빙식품으로서 가치가 높다. 박 명인은 “직접 기르는 버크셔K로 남원 동편제마을 휴락에서 바비큐와 샤부샤부, 샤르퀴트리(가공육)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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