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천식은 알레르기성… 성장하면서 괜찮아져요”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04-08 03:00 수정 2021-04-08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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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심해지는 천식의 오해와 진실
나이-환경-유전 등 복합적 원인… 기침 지속되면 폐기능 검사 필요
감기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 중이염 예방 ‘폐구균 접종’ 필수
실내는 적당한 온도-습도 유지를


한 어린이가 기관지 유발 검사를 받고 있다. 이 검사는 기관지가 자극에 의해 어떻게 수축하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소아천식 환자가 진단을 위해 받는 검사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봄이 되면서 더욱 고통 받는 환자들이 있다. 바로 천식 환자다. 천식 환자 가운데는 소아 환자가 많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9세 이하 소아 환자는 37만여 명으로 전체 환자의 28%에 달했다. 9세 이하 소아 인구가 총 416만여 명임을 고려하면 적어도 학급당 1, 2명 이상이 천식 환자라는 뜻이다.

소아천식은 어렸을 때 적절히 치료해야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 학업생활 등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치료가 불충분할 경우 천식의 악화와 폐 기능 저하 등의 이유로 성인기까지 영향을 끼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선희 교수의 도움말로 소아천식의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성인천식과는 차이… 대부분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는 기침, 쌕쌕거림(천명), 가슴의 답답함 또는 호흡 곤란, 운동 시 호흡 곤란 증상 등을 경험한다. 환자의 기관지와 폐는 만성 염증을 갖고 있고, 이는 기관지 폐쇄와 자극에 의해 기관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도과민성을 일으킨다.

소아천식은 성인천식과 유사하거나 차이가 있는 부분을 둘 다 갖고 있다. 최 교수는 “성인은 알레르기 천식 비율이 약 50%지만 소아는 대부분이 알레르기성 천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하는 천식은 폐 기능과 알레르기, 가족력 등과 관련이 있다”며 “많은 천식 환자들은 학령기에서 청소년기를 지나며 천식이 낫거나 중증도가 저하되고 치료 예후가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

소아천식은 유전, 환경, 나이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증상이 복합적인 만큼 일란성 쌍둥이라도 둘 중 하나만 천식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천식의 가장 중요한 진단법은 증상과 진찰이다. 증상이 모호할 때나 중증도를 알아보고 치료제를 선택할 때 검사를 시행한다. 천식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반복되는 기침 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기침이다. 아이가 ‘쌕쌕거린다’고 설명하는 보호자 중에는 코 막힘에 의한 쌕쌕거림과 폐·기관지에서 나는 쌕쌕거림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자세한 진찰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폐 기능 검사를 시행한다. 메타콜린이나 운동 유발 기관지 검사를 통해 천식의 특성을 파악한다. 폐 기능 검사는 소아가 스스로 검사에 협조해야 하기 때문에 4∼6세 정도는 되어야 할 수 있다. 그리고 알레르기 성향을 알아보기 위해 혈액검사나 피부 시험을 통한 알레르기 검사를 하고, 호기산화질소(FeNO)를 측정하기도 한다.

○약물로 천식 악화와 합병증 예방

천식 치료의 목표는 폐와 기관지 염증을 호전시키고 천식과 함께 나타나는 질환이나 알레르기비염 등을 치료하는 것이다. 기관지 염증 및 동반 질환 치료는 천식 악화를 예방한다. 또 어린이들의 폐·기관지 성장도 도와준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천식의 중증도에 따라 약물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천식이 심하지 않으면서 특정 알레르겐(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심한 증상을 나타내는 알레르기비염을 동반할 경우에는 알레르겐 면역치료도 할 수 있다. 약제로 증상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에는 주사제 등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아천식은 대부분 들이마시는 호흡기 약제로 잘 조절된다.

천식 악화는 대부분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라 감기 예방이 중요하다. 매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필수 접종으로 분류되는 폐구균 접종을 해야 한다. 폐구균이 뇌수막염, 패혈증 등 중증 질환과 중이염 및 부비동염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금연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간접 흡연을 피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소아가 가진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실내 환경도 쾌적하게 관리하면 좋다. 환기는 해로운 실내 먼지를 줄인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는 호흡기에 공기를 전달할 뿐 아니라 실내 미생물 번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천식약이 있다면 정해진 용량을 꾸준히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약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급성 악화를 겪어 천식 염증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천식을 가진 어린이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천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운동과 거리를 둘 것이 아니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운동해야 한다. 소아 비만이 될 경우 천식은 더 악화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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