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 위해 신속한 백신접종에 힘 모아야”

동아일보

입력 2021-02-25 03:00 수정 2021-02-2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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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한림대 교수·前 질병관리본부장

정기석 한림대 교수·前 질병관리본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시작된다. 국내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첫 접종이 이뤄진다.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일이다. 1차 접종 대상자에게 물은 결과 93.8%가 접종에 동의했다고 한다. 조속한 집단면역 실현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보다 먼저 접종을 시작한 국가에선 여러 성과도 들려온다. 영국 의약품 규제청이 자국 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700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부작용 사례는 1000명 중 3명 정도였다. 대부분 근육통이나 두통 등 가벼운 증상으로 며칠 뒤 호전됐다고 한다.

의약품 개발과 승인 과정에서 반드시 검토하는 요인이 ‘위험/효익’ 평가이다. 해당 제제를 사용해 얻게 될 위험이나 효익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해 보는 것이다. 예컨대 암 등 중증질환 치료제는 일부 부작용이 있어도 증상 호전과 종양 축소로 인한 효익을 높게 평가해 사용 승인을 해준다.

일반적으로 감염병 백신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0년 정도이다. 아주 빠른 게 4, 5년 정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을 선언한 지 막 1년이 된 상황에서, 여러 종류의 백신이 사용 가능해진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물론 이 중에는 부작용 우려가 있거나 효과를 더 검증해야 하는 것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보건당국이 백신들을 허가하고 사용하는 건 해당 제제를 통해 기대하는 효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변이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접종이 중요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도 “바이러스 변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을 효율적으로, 가능한 한 신속하게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변이 속도보다 더 빠르게 접종이 이뤄져야 결국 코로나19가 사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국가는 백신 개발사를 후원하고, 종류가 다른 두 백신을 혼합 접종하는 연구를 주도하기도 한다. 팬데믹 종식을 위해 집단면역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백신 이외의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서뿐 아니라 이해관계 당사자인 백신 개발사들 또한 집단면역을 위해 수익을 포기하기까지 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은 팬데믹 기간 동안 이익 없이(no profit) 가격을 책정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모두가 팬데믹 종식을 위해 집단면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모든 백신은 이상반응이나 부작용이 전혀 없을 수 없다. 현재 출시된 그 어떤 백신도 100% 완벽하지 않지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접종이 허가됐기 때문에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경제활동과 일상의 회복을 위해 이제 신속한 백신 접종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치밀하게 준비한 것들을 차분하고 신속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래야 코리아가 코로나를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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