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연세안과’ 조영주 원장이 조언하는 건강한 노안 대처법

강현숙 기자 , 이승주

입력 2021-02-25 03:00:00 수정 2021-02-25 14: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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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더연세안과(前 광혜안과)는 안과 전문병원이다. 외할아버지(故 임환철, 서울의대 2회 졸업)와 어머니(前 광혜안과 임진옥 원장)에 이어 조영주 원장이 3대째 안과병원의 맥을 잇고 있다. 조영주 원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련 후 한길안과병원 및 가톨릭 관동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노안수술과 시력교정수술을 주로 하고 있다. 조영주 원장의 남편 역시 안과 전문의(오백록 서울대병원 안과교수)다. 사진 홍태식
# 세월을 거스른 듯한 동안(童顔)의 커리어우먼 P씨(53세). 평소 주름 없는 피부와 잘 가꾼 몸매 덕분에 10년 이상 젊어 보인다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안경만 세 개를 갖고 있다. 평상시용, 작업용, 독서용 안경이다. 운전할 때는 원거리 선글라스를 쓰고, 컴퓨터 앞이나 신문을 읽기 위해서는 각각 상황에 맞게 안경을 바꿔 써야 했다. 문제는 언제부터인가 운전 중 휴대전화로 내비게이션 길 찾기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볼 때면 글자가 흐리고 뿌옇게 보이는 거였다. 피로와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고 기다려봤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P씨는 안과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노안(老眼)과 백내장이었다.

마음의 창이자 거울이라 불리는 눈은 해부학적으로는 뇌의 일부분이나 다름없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수면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 동안 눈을 뜨고 생활한다. 외부 자극을 귀와 코에 의존하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눈으로 보다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며 살고 있기에 세상을 보는 뇌가 다름 아닌 눈인 셈이다. 눈도 다른 신체기간과 마찬가지로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노안(老眼)이라는 불청객을 맞닥뜨려야 한다.

국내에서 백내장 수술은 연간 45만여 건(수술통계연보/2019) 이뤄진다. 국내에서 행해지는 수술 중에서 가장 수술 빈도가 높은 질환이다. 문제는 최근 30∼40대들 사이에도 노안과 백내장 수술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수면과 휴식 시간이 줄어들면서 눈의 피로가 가중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아울러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이 눈 건강에 민감해지고 수술 방법과 장비가 최첨단으로 발전하면서 수술을 부담스럽지 않게 받아들이게 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조영주(37) ‘더연세안과’ 원장은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자연스러운 노화 증상으로 받아들이고 방치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녹내장을 비롯한 안질환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또 시력이 떨어지면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꾸준히 눈의 상태를 체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조 원장에게 좀 더 건강하고 현명하게 노안과 눈질환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안질환도 정기검진 통해 조기발견이 중요
노안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노안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노화가 원인이죠.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안질환은 안구건조증,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이 있습니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들 하지만 몸의 시계는 의학 발전과 상관 없이 노화가 진행됩니다. 사람의 눈도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줌 기능이 있어요. 눈에서 렌즈역할을 하는 것이 수정체고요. 눈은 카메라가 줌인아웃(zoom-in-out) 하듯이 수정체 양쪽에 붙어 있는 모양체라는 근육이 수정체의 굴절력을 조절해 멀리부터 가까이까지, 내가 원하는 곳에 초점을 맺게 돼요. 어릴 때는 수정체의 탄력이 좋아 자동초점 조절 기능이 원활한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 힘이 떨어지고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서 내가 원하는 곳에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게 돼요. 가까이에 있는 물체를 보다가 멀리 있는 물체를 볼 때, 반대로 멀리 보다가 가까이 볼 때, 빠르게 눈의 초점이 변화해야 되는데 그게 힘들어지니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거죠.”


노안은 돋보기 착용으로 해결되지 않나요.

“대부분 그렇지만 돋보기에도 맹점이 있어요. 가까운 것은 잘 보이는데 멀리 보면 어지러워요. 근시 안경을 쓴 사람들이 가까운 걸 보기 위해 안경을 벗는 이유랍니다. 또 장시간 돋보기를 끼고 업무를 볼 수가 없어요.”


성인병이 눈의 노화를 촉진하거나 시력을 떨어뜨리기도 하나요.

“고혈압·부정맥·당뇨 등 성인병이 있으면 몸의 전반적인 노화가 빨리 올 수 있고, 눈도 마찬가지에요. 황반변성·망막정맥폐쇄를 포함한 여러 망막질환들은 고혈압·당뇨·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 치료와 관리가 안 되면 생길 수 있어요. 특히 당뇨가 관리가 안 되고 유병기간이 길어지면 문제가 생겨요. 콩팥이 안 좋아지면 눈도 같이 나빠질 수 있거든요. 부정맥이 심하면 혈전이 생길 수 있고, 이 혈전으로 인해서 뇌혈관에 막히듯 눈 속의 동맥이 폐쇄될 수 있어요. 눈으로 오는 중풍인거죠.”


노안인 줄 알았는데 백내장 진단을 받은 사람들도 많아요.

“노안과 백내장이 같이 오는 경우가 많아요. 흰머리가 생기듯 수정체 혼탁이 야금야금 진행되는 거죠. (백내장은) 노화에 의한 백내장이 가장 흔하지만 그밖에도 외상, 포도막염, 전신질환 합병증으로도 올 수 있어요. (백내장을) 노인성 안질환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40∼50대 사이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노안과 백내장은 초기 증상과 발병 시기가 비슷해서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힘들다고 하던데요.

“백내장은 눈 속의 투명한 수정체의 단백질이 변성되면서 혼탁이 온 상태에요.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져서 가까운 거리의 사물과 글자가 잘 안 보이는 근거리 시력저하 증상이 노안이라면, 백내장은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고 흐릿하게 보이는 거죠.”


백내장은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나요.

“초기에는 약물 처방으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긴 해도 궁극적인 해결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아야 됩니다. 백내장을 방치해다가 더 진행되면 결국에는 서서히 시력이 감퇴하게 됩니다. 사물이 이중으로 보일 수도 있고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 백내장 수술이라고요.


“과거에 비해 수술이 간단하고 수술 경과도 좋은 편이라 안심하고 수술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눈 속 수정체를 없애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인데, 각막의 가장자리를 2∼3mm 정도 작게 절개하고 수정체를 싸고 있는 얇은 막(약 1/100mm 두께)의 주머니는 그대로 두고 혼탁한 수정체를 도려내듯 제거해내야 해요.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면 수술 시기 등을 잘 따져야 해요.”


예민한 눈과 관련된 수술이니만큼 신중해야겠네요.

“맞습니다. (백내장 수술을) 급하게 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수술을 너무 미루면 드물게 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수정체가 딱딱해져서 수술이 힘들어지고 회복도 오래 걸릴 수 있어요. 수술 시기, 수술 여부 등을 의사와 충분히 의논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백내장 수술에서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이 화제더라고요.

“네. 종류도 다양하고 원리와 방식도 조금씩은 다른데, 본인에게 적합한 인공수정체를 잘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초점인공수정체는 다초점안경과는 달라요. 다초점안경은 눈동자가 바라보는 위치마다 초점의 거리가 달라져서 눈동자와 얼굴을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지만, 다초점인공수정체는 빛의 에너지를 분리시켜서 멀리도 가깝게도 초점이 맺도록 하는 원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향에 관계없이 가깝고 먼 곳이 동시에 잘 보여요. 하지만 야간 빛 번짐이 발생할 수 있고, 다른 안과질환이 동반됐는데 다초점인공수정체를 삽입하다가 오히려 일반 인공수정체에 비해 시력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 후 불편하지는 않나요.

“라식수술도 각막 두께가 너무 얇으면 수술할 수 없듯,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도 수술 후 불편해지는 것과 관련된 몇 가지 예측 인자들이 있어요. 특히 예민한 사람들, 색깔에 민감하고 눈을 많이 써야 하는 직업군일 경우 힘들어하더라고요. 이럴 경우 단초점이 빛 번짐이 적고 적응이 빠를 수 있어요. 인공수정체는 한번 삽입하면 제거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의사와 신중하게 상의하고 선택하는 게 좋아요.”


백내장 수술 즉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 개인병원에서 많이 이뤄지는 이유가 뭔가요.

“대학병원에서 라식·라섹수술을 많이 하지 않는 것과 같아요. 백내장 수술은 전신마취가 아니라 점안마취로 10∼20분 정도 소요되는 간단한 수술입니다. 창상(상처) 부위가 2∼3mm로 굉장히 작고 쉽게 아물고요. 대학병원은 중한 질환을 치료하고 수술하는데 포커스가 되어 있거든요. 수술장비와 검사장비 등이 로컬(안과전문 개인병원)과 차이가 없어요. 오히려 대학병원은 수술을 하기 위한 절차와 과정이 너무 복잡해서 백내장 수술은 안과전문병원에서 훨씬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거죠.”


비타민 A를 챙겨 먹거나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눈 건강에 도움이 되나요.

“비타민 A가 현대인들 식습관에서 부족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비타민 A는 부족하면 문제가 생기지만 다량 섭취해도 독성이 있어요. 어떤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안질환에서는 경우에 따라 비타민 A가 안 좋을 수도 있고요. 전반적인 눈 건강을 위해서는 비타민 A보다는 항산화제를 더 권합니다. 우리 몸에 생기는 많은 병들이 산화스트레스로 인해 생기거든요. 많은 분들이 눈 건강을 위해 선택하는 루테인도 알고 보면 항산화물질이랍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끼고 사는데, 블루라이트가 망막에 안 좋은가요.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동물실험에서는 청색광을 과도하게, 강하게 노출시키면 망막세포가 안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긴 해요. 실제로 사람들이 청색광을 많이 보면 피로한 것 같고, 침침해지는 것처럼 느끼는데 침침하고 불편해지는 것과 실제로 세포들이 나빠지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피로감을 줄 수 있지만 눈을 망가뜨리는지 의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거든요. 미국 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청색광이 사람에게서 손상을 주는지 밝혀진 바가 없다’라는 입장이에요. 다만 블루라이트가 수면리듬을 방해하는 것은 사실이에요. 취침 전에 스마트폰 등을 오래 보면 수면시간이 적어지고 수면의 질도 떨어져 다음날 피로감을 더 느끼게 돼요. 눈을 혹사시킴으로써 생활 리듬이 깨지고 몸까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이승주


눈 건강 5계명
1 금연

담배는 강한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해 세포손상을 일으켜 눈 건강에 해롭다.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인 황반변성도 흡연과 관계가 있다.


2 항산화 음식 섭취

신선한 채소와 과일, 저지방 유제품 등으로 구성된 지중해 연안 지역의 식단, 녹황색 채소, 등푸른 생선은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3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것

우리 눈은 외부에서 도달하는 강한 빛에너지에 평생 노출되는 장기다. 자외선은 황반변성, 백내장, 각막 손상의 원인이 된다. 때문에 눈 건강을 위해선 자외선 차단이 꼭 필요하지만 너무 짙은 선글라스는 동공을 크게 해서, 눈 속으로 도달하는 자외선이 오히려 많아질 수 있다.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 렌즈 색깔보다는 자외선 차단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4 40대 이후에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을 것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등 실명을 유발하는 안질환은 자각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검진, 특히 안저검사가 꼭 필요하다. 안저검사는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 시신경, 망막혈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5 어린이 및 청소년기에는 햇빛 아래 야외활동을 자주 할 것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근시가 가속화되는 이유는 과도한 근거리 작업보다는, 부족한 야외활동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매일 2시간씩 밝은 햇빛 아래에서 야외활동을 했던 아이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근시 진행이 억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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