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사망 93.5%, 3개월 전 신호 보냈지만…상담·치료 50%↓

뉴시스

입력 2020-11-27 14:06:00 수정 2020-11-27 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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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9년 자살사망자 유족 심리부검 결과
대부분이 주변 정리…신호 인지 주변인 22.5%
20대-인간관계, 30대-직장문제, 40대는 복합적
70대 이상, 신체 고통→경제 부담·외로움으로
유족 62.2% 중증 이상 우울…"원스톱서비스 확대"



최근 5년간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10명 중 9명은 사망 3개월 전부터 주변을 정리하거나 수면·감정 상태 변화가 두드러지는 등 일종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분석됐다.

사망자 절반 가까이가 생존 당시 가족 중에 사망 시도나 숨진 사람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들은 10명 중 6명이 중증도 이상 우울 상태였고 음주 문제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심리 부검 결과 20대는 관계, 30대는 직장 등의 문제를 보였고 40대의 경우 남성은 경제 문제로부터, 여성은 정신건강 문제로부터 스트레스 등이 가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50대 여성은 가족 스트레스, 60대는 부부 관계, 70대 이상은 신체 질환에 따른 우울이 사망으로 이어졌다.



사망자 93.5%, 3개월 전부터 주변 정리…경고 신호


보건복지부는 중앙심리부검센터와 27일 오후 2시 ‘2020년 심리부검면담 결과보고회’를 통해 2015~2019년 5년간 심리 부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최근 5년간 사망자 566명의 유족 683명에 대한 심리 부검 면담 시행 결과로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경찰 등을 통해 의뢰되었거나, 유족이 면담을 신청한 극단적 선택 사망자들이 대상이다.

사망자 566명 중 남성은 384명(67.8%), 여성은 182명(32.2%)이었고, 연령별로는 30~50대 비율(67.1%)이 가장 높았다.

사망 전 고용 상태는 피고용인 226명(39.9%), 실업자 137명(24.2%), 자영업자 98명(17.3%) 등이었다.

사망 당시 혼자 거주하고 있던 사망자는 96명(17.0%)으로 이 중 36명은 34세 이하 청년이었다. 이는 34세 이하 사망자 160명 중 22.5%에 해당하는 숫자로 34세 이하 사망자 5명 중 1명 이상은 혼자 거주하고 있었다.

심리 부검 대상자 중 35.2%는 사망 전 1회 이상 시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의 45.6%, 남성의 30.2%가 이에 해당한다.

사망자 566명 중 93.5%인 529명이 사망 전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주변 정리, 수면 상태 변화 등 경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이런 경고를 인지한 주변인은 119명으로 22.5%였다.

경고 신호는 모든 연령대에서 수면, 감정 상태 변화가 두드러졌고 전반적으로 사망 3개월 이내 시점에 근접해 높은 비율로 관찰됐다. 특히 ‘주변을 정리한다’는 행동 신호는 91.2%가 사망 3개월 이내에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사망 1주일 이내에 이런 경고 신호를 보인 경우도 47.8%였다.

나이대별로 보면 34세 이하는 외모 관리 무관심, 신체적 불편감 등의 신호를 보냈고 35~49세는 인간관계 개선이나 대인 기피, 50~64세는 식사상태 및 체중 변화, 65세 이상은 소중한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행동 변화를 주로 보였다.

정신건강전문가의 구조화된 면담, 정신과 치료 이력 확인 등을 통해 사망자 생전의 정신질환 문제를 추정한 결과 전체 심리부검 대상자 중 88.9%가 정신건강 관련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우울장애가 64.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정신질환으로 치료나 상담을 받은 경우는 51.8%로 절반 수준에 그쳤고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였던 경우는 46.6%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가족관계(63.3%), 경제적 문제(59.4%), 직업(58.5%) 등과 관련해 사망자 한 사례당 평균 3.8개의 생애 스트레스 사건이 사망 당시까지 순차적 혹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인관관계, 30대 직장문제…70대 이상, 신체 고통→우울


위험 요인을 82항목으로 분류했을 때 나이와 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20대는 가족, 친구,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의 갈등이 반복됐고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부적응 문제로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다.

30대는 구직 과정과 취직 후 업무 관련 스트레스와 더불어 부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가정과 직장 내 대인관계 문제 등이 가중되며 사망에 이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성에 따라 주요 스트레스 요인에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사업 부진이나 주식 실패와 같은 경제적 문제가 선행되고 부채 발생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이후 대인관계 갈등, 직업적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이었다. 여성은 우울장애 등 정신건강문제 발생 후 사회적 관계를 단절하며 심리·정서적 지지기반이 취약해지고 경제적 스트레스가 더해지면서 정신건강문제가 악화됐다.

50대 여성은 가족 문제와 우울장애 연관성이 높았는데 특히 갱년기 증상과 맞물려 정신건강이 악화하면서 가족 간 갈등이나 생활상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60대 남성은 부부 문제 관련 스트레스와 더불어 가족, 직업, 경제, 신체 건강 관련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심리적 문제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70대 이상은 신체 질환에 따른 고통과 경제적 부담, 가족의 관심 및 정서적 지지 감소로 인한 고립감과 외로움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 62% 중증도 이상 우울 상태…“원스톱서비스 전국 확대”


심리 부검 분석 결과 사망자 생존 당시 가족 중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거나 사망한 구성원이 있는 비율은 45.8%로 나타났다. 사망자와 가족 관계는 부모(26.3%), 형제자매(22.0%), 자녀(10.8%) 등이었다. 정신건강 문제를 보이거나 해당 문제로 치료·상담을 받은 가족이 있었던 사망자는 68.2%나 됐다.

심리 부검 면담 참여 유족의 93.3%는 사별 이후 일상생활에 변화를 경험했는데 정서상의 변화(93.4%), 대인관계 변화(70.4%), 행동 변화(69.6%) 순이었다. 중증도 이상의 우울 상태인 유족은 62.2%, 음주 문제 가능성이 있는 유족의 비율은 38.4%로 확인됐다.

사별 후 기관이나 단체로부터 도움을 받은 유족은 93.5%였으며 도움 종류는 심리적 지원·유족 지원금 등 경제적 지원, 식료품·생필품 등 물질적 지원 등이었다.

유족을 향한 비난을 우려해 유족 71.2%는 사망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했다.

복지부 염민섭 정신건강정책관은 “특정 직업군이나 특수 상황에서의 사망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활용해 자살 예방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심리 부검을 확대 실시하겠다”며 “유족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인 ‘자살 유족 원스톱 서비스 지원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스톱 서비스는 사고 발생 시 현장출동, 유족 대상 서비스 안내 등 초기 대응부터 심리 지원, 법률·행정지원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사업으로 광주, 강원, 인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심리 부검 결과는 중앙심리부검센터 누리집(http://www.psyauto.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신적 고통 등을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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