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떨어지는 환절기…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

박지원 기자

입력 2020-10-21 03:00 수정 2020-10-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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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차로 혈관 수축 ‘돌연사’ 원인
운동-식이요법 등으로 혈행 관리
중성지방 낮추는 오메가3 먹어야


우리나라에서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은 무엇일까. 바로 심혈관질환이다. 매년 사망자 수가 5만여 명에 이르며 해마다 그 수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낮아지고 쌀쌀해지는 시기엔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기온으로 인해 혈관의 수축 폭이 커지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1도 이상 벌어지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46%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조심해야 하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짚어본다.


동맥경화증, 돌연사의 결정적 원인



대표적 심혈관질환으로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있다. 평소 심장은 관상동맥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데 기온차로 인해 관상동맥 혈관이 수축하고 불순물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게 되면 심장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협심증이 발생한다. 빨리 걷거나 뛸 때, 계단을 올라갈 때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고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사라진다.

관상동맥이 계속 좁아지면서 완전히 막힐 경우 급성 심근경색이 나타난다. 심장근육에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돌연사로 이어질 확률이 그만큼 크다. 협심증보다 가슴통증이 심하며 안정을 취해도 통증이 계속된다. 체한 것처럼 속이 더부룩하고 어깨나 팔에서 이유 없이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 없이 바로 의식을 잃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돌연사의 10명 중 1명 정도만이 아무런 심장질환 없이 사망하는 경우이며, 나머지는 평소 심장 혈관(관상동맥)과 심장 근육에 문제가 있던 사람들에게 발생한다.

심혈관질환은 무엇보다 전조증상이 나타났을 때 빨리 치료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심근경색은 2시간이 ‘골든타임’이다.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상생활 시 갑작스러운 가슴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날 때 심근경색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다.


심혈관질환 예방의 핵심은 혈관 건강



그렇다면 평소 심혈관질환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그 핵심은 바로 ‘혈관 건강’ 혈행 관리에 있다. 혈관의 탄력성이나 혈관 내 지방, 불순물 등이 심혈관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심장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은 원래 내벽이 크고 말끔한 파이프처럼 생겼다. 하지만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 같은 기름 찌꺼기가 쌓여 핏덩어리(혈전)가 생기고 혈관 내부가 좁아지게 되면 동맥경화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심장질환은 이 동맥경화로부터 출발한다. 평소엔 증상이 없다가 혈관이 70% 이상 막히거나 동맥경화 부분이 파열되면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다. 동맥경화로 인한 성인 사망률은 약 35%에 달한다.

동맥경화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이를 관리하려면 평소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되 채소와 생선은 충분히 섭취하고 금연·금주해야 한다. 걷기, 자건거 타기, 수영 등 체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하고 취미활동과 충분한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좋다.

특히 혈관에 혈전이 쌓여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려면 중성지방 수치를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술이나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 중성지방 수치를 잘 올리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뼈 국물은 기름기가 많으므로 가급적 섭취를 피한다.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에서 탄수화물 적정비율은 총 에너지의 55∼65%로 권고하고 있다. 당류는 총 에너지의 10∼20%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그 자체로 칼로리가 상당하고 중성지방 생성효소를 증가시키고 분해효소는 억제하기 때문에 금주·절주를 실천해야 한다.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혈행 개선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이 꼽힌다. 흔히 생선에 많이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에는 리놀렌산, DHA, EPA가 있는데 그중 EPA가 혈액의 중성지방을 줄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중성지방이 간에서 합성되는 걸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동맥경화의 원인인 중성지방 수치를 줄여 혈행을 개선한다. 또 혈압을 낮추고 맥박 수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춘다.

2002년 앨버트 등의 연구에 따르면 1만4916명의 건강한 남자 의사의 혈액을 추적 분석한 결과 17년 뒤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 94명의 혈액 속 오메가3 수치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장 발작을 일으킨 환자 대부분에서 혈액의 EPA와 DHA 함량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에게서도 오메가3가 유의미하게 부족하다는 점 등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하지만 국민건강영양조사(2015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대다수는 오메가3를 하루 권장 섭취량의 50∼60% 수준만 먹는 데 그친다. 오메가3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음식을 섭취할 경우 체내에서 흡수되는 오메가3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의 형태로 추출된 오메가3를 섭취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장하는 오메가3의 하루 섭취량은 500∼1000mg이다. 이는 ‘DHA와 EPA의 합’을 뜻한다. 오메가3 제품을 고를 때에는 ‘캡슐의 함량’이 아닌 ‘오메가3’의 실제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적어도 500mg 이상의 오메가3를 복용해야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장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
□ 규칙적인 운동
□ 금연
□등 푸른 생선, 견과류 섭취
□ 채소, 과일 섭취
□염분, 설탕, 고기, 트랜스지방 섭취 조절
□ 음주는 하루 2잔 이내로
□ 숙면, 스트레스 해소
□ 정기적인 건강 검진
□ 정상 체중, 허리둘레 유지
□ 자연 친화적 생활, 공해 피하기

자료: 대한심장학회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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