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나섰다”… BAT, 담뱃잎 활용한 백신 전 임상 돌입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0-04-02 10:12 수정 2020-04-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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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오는 6월 주당 최대 300만회 분량 생산
BAT그룹 바이오기술 자회사 ‘KBP’ 백신 개발


던힐과 글로 등 브랜드를 보유한 담배회사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다. 자회사 바이오기술을 활용해 백신 개발을 추진한다.

BAT그룹은 미국 소재 바이오테크 자회사 ‘켄터키바이오프로세싱(KBP, Kentuchy BioProcessing)’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전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라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정부 기관 협력을 바탕으로 주당 100만~300백 만회 분량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BAT그룹은 KBP의 이번 백신 개발 프로젝트가 비영리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백신 개발은 BAT가 보유한 속성 담배식물 재배기술을 활용해 이뤄진다. 기존 백신 개발 생산기술 대비 다양한 장점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먼저 담배식물은 인체에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균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높은 안전성을 확보한다고 BAT그룹 측은 전했다. 또한 수개월 소요되는 기존 방식에 비해 백신 구성물을 담배식물로부터 6주 만에 신속하게 획득 가능한 이점도 갖췄다. 여기에 냉장이 필요한 기존 백신과 달리 실온에서 안정적인 백신 형태가 유지된다. 한 차례 접종으로 면역 반응 효능이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편의도 높다는 게 BAT그룹 측 설명이다.
BAT그룹 미국 내 사업법인인 ‘레이놀즈(Reynolds American)’는 지난 2014년 특별한 담배 추출 기술을 이용해 비연소 제품군 개발에 활용할 목적으로 바이오테크 업체 KBP를 인수한 바 있다.

KBP는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 ‘ZMapp’을 ‘미국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 U.S. 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과 공동 개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을 부분 복제해 잠재적 항원물질을 개발했다.

BAT그룹은 개발된 백신으로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보건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 협력을 통해 주당 최대 300만 회 규모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오라일리(David O‘Reilly) BAT그룹 과학연구총괄 박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력해 백신 개발 다음 단계 진행을 논의 중”이라며 “백신 개발을 위한 이번 연구결과를 영국 보건당국 및 미국 BARDA에도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KBP는 담배식물 대체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고 한 가지 방안이 바로 식물 기반 백신 개발”이라며 “BAT는 이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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