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중환자 수 급증… 격리시설-병상 확대 필요”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03-26 03:00 수정 2020-03-26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홍성진 대한중환자의학회장
“증상 발현 후 1주일뒤 중증 진행… 합병증으로 사망 위험 높아져”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폭증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중증으로 병세가 악화되는 환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중환자실을 기존 4병상에서 20병상으로 늘렸다. 중환자 치료 관련 8개 과목 전문의로 구성된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지원에 나섰다. 홍성진 대한중환자의학회장(사진)으로부터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 코로나19 환자 중 중환자로 악화되는 비율은….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환자들은 증상 발현 평균 1주일 후에 중증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산소 치료, 인공호흡기, 에크모 치료를 받는 중환자는 10일 이후 줄곧 100∼120명 정도다. 외국 논문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5% 정도가 중환자 치료를 받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구체적인 통계자료가 없다.”


― 중환자가 되면 어떤 임상적 특징을 보이는가.

“고령(60세 이상)이 핵심적인 사망요인 중 하나다. 60대 치사율은 1.7%, 70대는 6.4%, 80대는 13.5%로 높아진다. 기저질환이나 비정상적인 혈액검사 소견(중성 백혈구 증가 등)도 연관돼 있다. 폐렴이 심해지면서 호흡 곤란이 오고 패혈증, 심부전,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생겨 사망으로 이어진다.”


― 중증환자 발생을 어떻게 전망하나.

“25일 누적 확진자 수가 9137명이다. 이 중 126명이 사망해 치사율은 1.4%다.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달 29일 전국 신규 확진자 수가 90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중환자 수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에 집중하면서 일반 중환자 치료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발열 환자의 코로나19 검사에 따른 치료 지연과 응급실 적체, 다른 응급질환 진료 공백 등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 격리 목적의 경증 환자가 중환자 병상에 있기도 한다. 중증 의심환자를 먼저 격리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중환자실 병상과 장비, 의료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 이 밖에 환자 분류, 자원 활용, 이송 시스템 등에서 전문가들의 역량이 발휘되어야 한다.”


― 중환자의학회의 지원 계획은….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가 가장 많아 학회가 중환자의학 전문의와 간호 인력을 대구동산병원에 파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중·대형 병원 소속 의료진이어서 언제까지 자원봉사를 계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지원이 절실하다.”


― 중증으로 악화되는 걸 막으려면….

“결국 면밀히 지켜보아야 한다. 조기에 중환자를 찾을 수 있도록 호흡 곤란, 폐렴 진행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특히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중증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으므로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