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HIV처럼 변이 한다…사스보다 전염 1000배
뉴스1
입력 2020-02-27 08:27 수정 2020-02-27 08:27
미국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상피세포에서 추출, 실험실에서 배양된 바이러스 모습(노란색 부분)©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로키마운틴 실험실 (NIAID-RML)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능력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보다 1000배 더 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유사한 성격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당초 이 바이러스의 인체 침투 방식이 유전자 구조가 약 80% 유사한 사스와 비슷할 것이라고 보았다.
사스는 ‘ACE2’라는 수용성 단백질과 결합하여 인체에 들어오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인체를 침범할 것이라고 추정한 것이다. 이 ACE2 단백질은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대량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이 덕분에 2003년의 사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스가 아닌 HIV와 더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고 있다. 우선 코로나19의 게놈(유전자) 염기서열을 살펴본 중국 톈진 난카이대 루안 지슈 교수와 연구팀은 사스에 존재하지 않지만 HIV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돌연변이 유전자의 일부를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발견은 코로나19의 감염 경로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 HIV와 유사한 결합 메커니즘을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HIV와 에볼라를 포함한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인체에서 단백질 활성제 역할을 하는 퓨린이라는 효소를 목표로 한다. 많은 단백질들은 생성될 시점에서는 비활성 또는 휴면상태인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특정 지점에서 ‘절단’되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HIV등의 바이러스는 변이되면서 인간에 침투하는 첨병격인 ‘스파이크 프로틴’(못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의 한 부분에는 골이 파져 있어서 바이러스가 인체에 결합하려 할때 이 골 부분을 절단시켜 단백질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와 인간 세포막의 직접 융합이 이뤄진다. 연구자들이 코로나19에서 발견한 것은 이 골을 만들어내는 돌연변이 유전자다.
연구자들은 사스 바이러스가 사용하는 방식보다 이 방식이 전염성이 100배에서 1000배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이번 코로나19가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 비해 더 전염성이 강한 이유가 HIV변종에서 나타난 돌연변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의사들은 앞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인 환자들에게 HIV 약물을 투여해 증상이 호전됐다는 보고를 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가설에 대한 임상적 증거는 아직 부족한 편이라면서도 “이 새로운 침투방식의 설명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졌는지, 최선의 퇴치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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