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도 황혼육아가 유리?..`손주 생존율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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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2-11 17:07 수정 2019-12-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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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할머니 범고래가 손주 범고래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요크대학교와 엑서터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9일 미국 학술지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생식능력을 상실한(Postreproductive) 범고래 할머니가 손주의 생존을 향상시킨다’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미국과 캐나다 북태평양 해안에 서식하는 범고래에 관해 고래연구센터(CWR)가 수집한 36년치 사진 개체수 조사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범고래 암컷은 30~40대에 번식을 멈추고, 폐경 이후에도 수십년을 더 산다. 죽기 전까지 새끼를 낳는 다른 동물과 달리 범고래 암컷이 번식력을 잃고도 장수하는 이유가 후손의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즉 “할머니 효과”라고 불리는 가설이 사람뿐만 아니라 범고래에게도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폐경 후 장수하는 생물은 범고래, 들쇠고래, 흰고래(벨루가), 일각돌고래, 인간 등 다섯뿐이라고 한다.

폐경기의 범고래 암컷이 사냥 지식을 가장 많이 알고, 지도자로 통솔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범고래 무리에서 아주 중요한 존재다. 사냥을 할 때 할머니 범고래가 무리의 선두에서 생태 지식을 바탕으로 방향을 잡아준다. 특히 중요한 먹이인 연어가 부족할 때, 할머니 범고래의 존재는 빛을 발한다.

주요 저자인 댄 프랭크스 요크대학교 생물학 교수는 “만약 할머니 범고래가 죽으면, 그 다음해부터 몇 년간 손주 범고래들이 죽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특히 번식력을 잃은 할머니 범고래가 죽었을 때 가장 타격이 크다고 밝혔다.

심지어 할머니 범고래는 직접 조손 육아를 담당한다고 추정했다. 할머니 범고래가 자식과 손주에게 직접 물고기를 먹여주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프랭크스 교수는 “어미 범고래가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 깊이 들어갔을 때, 할머니 범고래는 손주들 곁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경기의 할머니 범고래는 무리의 경쟁을 완화시키는 존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만약 할머니 범고래와 어미 범고래가 모두 새끼를 낳으면, 먹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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