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의 미래 먹거리 도전… AI활용 난치병 신약개발 나섰다

박종민 기자

입력 2025-02-07 03:00 수정 2025-0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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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개발”
백민경 서울대교수와 공동연구 계약
질병 원인 규명-새 약물 개발에 필수… 성공땐 알츠하이머 신약개발 속도
재계 “미래 바이오 비전 새 계기”



LG 인공지능(AI)연구원이 서울대 연구팀과 협업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LG그룹 차원에서는 그동안 구광모 ㈜LG 대표(사진)가 강조해 왔던 ‘미래 먹거리’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실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 AI연구원은 5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LG AI연구원은 백 교수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AI를 활용한 체내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 교수는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자다. AI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연구로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와 함께 단백질 구조 예측 AI인 ‘로제타폴드(RoseTTAFold)’를 개발한 바 있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은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다.

LG AI연구원은 백 교수팀과 함께 단백질의 다중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AI를 올해 안에 개발할 방침이다. 만약 공동 연구가 성공한다면 LG가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잭슨랩(JAX)과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인자 발굴 및 신약 개발 역시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은 구글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투자를 아끼지 않지만 아직 성숙된 기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단일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신약을 설계하는 단계일 뿐, 주변과 계속 상호작용하며 상태가 변화하는 단백질의 ‘다중 상태’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이 난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백질의 다중 상태 구조를 예측하는 AI 개발에 성공하면 전임상 이전에 수년이 걸리는 신약 설계 단계가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AI가 중요한 도구지만 그동안 그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LG AI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검증과 실험으로 이어지는 단백질 구조 예측의 새로운 단계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백 교수팀과의 연구 계약 체결이 구 대표가 구상해 왔던 LG그룹 미래 바이오 비전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구성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난치병을 치료하는 혁신 신약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미래에 도전할 것”이라는 신약 개발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23년 LG화학이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기업 아메오 파마슈티컬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바이오 사업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그동안 바이오 사업 투자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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