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5개월새 3분의1토막… 분양 물량도 1년새 절반

오승준 기자

입력 2025-02-04 03:00 수정 2025-02-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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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매매 9220→12월 3094건
지난달 거래량은 2000건대 머물 듯
거래 끊기며 집값 9개월만에 하락
이달 서울 분양예정 물량 아예 없어… “탄핵정국-고환율에 더 위축될 것”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6개월째 감소하고 분양 물량도 줄어드는 등 주택 시장의 찬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대출 규제로 집을 살 때 대출받기가 까다로워진 가운데 탄핵 정국, 금리 인하 지연 등이 더해지면서 매수세가 바짝 움츠러든 것이다. ‘트럼프발(發)’ 리스크로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094건이었다. 불과 5개월 전인 지난해 7월(9220건)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지난해 8월 급감하기 시작했다.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째 3000건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 거래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지난달 거래량은 1461건이었다. 부동산 거래 신고 기한이 약 1개월 남았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최종 거래량은 2000건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서울 성동구 2529채 규모 대단지 ‘센트라스’는 지난해 6월에만 31건 거래됐다. 당시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성동구를 비롯한 서울 주요 입지로 몰린 영향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거래량이 8건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지난해 12월은 6건에 이어 올해 1월 1건에 그쳤다.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물도 쌓이고 있다. 이날 기준 센트라스 매물은 284채로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2일(248채)보다 14.5% 늘었다.

거래가 끊기면서 집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043%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정부 공식 통계에서 하락한 것은 9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지난해 6∼11월 12억 원대였다가 12월 11억 원대로 주저앉았다.

당분간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6.4로 14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0부터 200까지인데 100 미만이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기존 주택 시장뿐만 아니라 분양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지난달 전국에서 1만3113채가 분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분양한 물량은 8585채로, 예정 물량의 65%에 그쳤다. 미분양 등을 우려해 일부 단지들이 아예 분양 시기를 늦췄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1만2676채로 전년 동월(2만5974채)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물량은 없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탄핵 정국이 끝나도 고환율 및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지속되면 부동산 침체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라며 “무역 수지가 악화되고 물가가 오르면 부동산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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