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주 스타트업, 코스닥 입성 도전장… 시장 반응은 ‘글쎄’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4-09-09 03:00 수정 2024-09-09 03:00
기술특례상장으로 기업공개 활발
올해만 4개 기업 IPO 나섰지만… 산업 초기단계로 수익모델 전무
공모가 대비 절반가량 하락하기도
경쟁 통해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혁신적 기술력 있어야 생존 가능”
지난해 3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이노스페이스의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적용한 발사체 ‘한빛-TLV’가 시험 발사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 제공
국내 우주기업들의 기업공개(IPO) ‘러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우주기업들의 주가 성적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민간기업 중심의 우주개발 ‘뉴스페이스’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성장 잠재성을 토대로 기술특례상장을 한 만큼 예측 가능한 자생력도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올해만 4개 기업 IPO 도전… 실적은 ‘글쎄’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위성 데이터 분석 기업 ‘컨텍’, 위성 체계 개발·수출 기업 ‘쎄트렉아이’에 이어 올해에만 4개의 우주 스타트업이 IPO를 마쳤거나 도전하고 있다. 7월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고, 초소형 위성 제작업체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와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도 올해 코스닥의 문을 두드린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지구관측 위성기술 개발 기업 ‘루미르’는 IPO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달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개된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6500∼2만500원이다. 자체 개발한 초고해상도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루미르X(LumirX)’ 발사 등에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우주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냉정하다는 점이다. 7월 상장한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상장 첫날 종가가 3만4450원이었지만 이달 3일 종가 기준 2만250원까지 내려앉았다. 공모가 4만3300원 대비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컨텍은 공모가 2만2500원으로 지난해 11월 상장했지만 3일 기준 주가는 9160원에 그쳤다.
우주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당장 이익을 담보할 수익모델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우주산업은 초기 단계인 데다 상당수 기업이 우주 관련 정부 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루미르를 비롯해 컨텍, 이노스페이스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있었던 것은 기술특례상장이라는 제도를 활용한 덕분이다. 기술특례상장이란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성장성과 기술력을 인정해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와 관련해 이노스페이스는 “내년 3월 첫 상업 발사에 성공해 매출을 내고 성장성과 잠재성을 인정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상적인 과도기… 정부 역할도 필요”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우주기업들이 IPO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업들의 주가 부진은 정상적인 과도기나 성장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서 민간 우주기업들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아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그럴수록 IPO를 장려하고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한국이 30년 넘게 우주개발을 했음에도 아직 인력, 자금, 기술, 제도 등 우주개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면서 “주식시장에 상장한 우주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IPO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기업들의 IPO가 이어져야 우주산업 ‘체급’이 커지고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전 세계의 시장에서 우주기업은 현재 연구개발하고 있는 기술 등 잠재력으로 평가받는다”면서 “상장하는 우주기업이 늘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고 시장의 논리에 따라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 살아남는 산업 구조가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 문을 두드리는 만큼 혁신적인 기술력을 내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국내 시장이나 정부 사업과제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해외 매출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꼼꼼한 우주기업 육성 전략도 필요하다. 조광래 동국대 석좌교수(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는 “정부가 기업에 투자한 뒤 경쟁을 유발하고 평가를 통해 알짜 기업들을 추려가는 등 다양한 방법과 유인책을 이용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주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올해만 4개 기업 IPO 나섰지만… 산업 초기단계로 수익모델 전무
공모가 대비 절반가량 하락하기도
경쟁 통해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혁신적 기술력 있어야 생존 가능”

국내 우주기업들의 기업공개(IPO) ‘러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우주기업들의 주가 성적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민간기업 중심의 우주개발 ‘뉴스페이스’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성장 잠재성을 토대로 기술특례상장을 한 만큼 예측 가능한 자생력도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올해만 4개 기업 IPO 도전… 실적은 ‘글쎄’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위성 데이터 분석 기업 ‘컨텍’, 위성 체계 개발·수출 기업 ‘쎄트렉아이’에 이어 올해에만 4개의 우주 스타트업이 IPO를 마쳤거나 도전하고 있다. 7월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고, 초소형 위성 제작업체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와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도 올해 코스닥의 문을 두드린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지구관측 위성기술 개발 기업 ‘루미르’는 IPO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달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개된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6500∼2만500원이다. 자체 개발한 초고해상도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루미르X(LumirX)’ 발사 등에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우주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냉정하다는 점이다. 7월 상장한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상장 첫날 종가가 3만4450원이었지만 이달 3일 종가 기준 2만250원까지 내려앉았다. 공모가 4만3300원 대비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컨텍은 공모가 2만2500원으로 지난해 11월 상장했지만 3일 기준 주가는 9160원에 그쳤다.
우주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당장 이익을 담보할 수익모델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우주산업은 초기 단계인 데다 상당수 기업이 우주 관련 정부 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루미르를 비롯해 컨텍, 이노스페이스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있었던 것은 기술특례상장이라는 제도를 활용한 덕분이다. 기술특례상장이란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성장성과 기술력을 인정해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와 관련해 이노스페이스는 “내년 3월 첫 상업 발사에 성공해 매출을 내고 성장성과 잠재성을 인정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상적인 과도기… 정부 역할도 필요”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우주기업들이 IPO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업들의 주가 부진은 정상적인 과도기나 성장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서 민간 우주기업들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아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그럴수록 IPO를 장려하고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한국이 30년 넘게 우주개발을 했음에도 아직 인력, 자금, 기술, 제도 등 우주개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면서 “주식시장에 상장한 우주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IPO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기업들의 IPO가 이어져야 우주산업 ‘체급’이 커지고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전 세계의 시장에서 우주기업은 현재 연구개발하고 있는 기술 등 잠재력으로 평가받는다”면서 “상장하는 우주기업이 늘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고 시장의 논리에 따라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 살아남는 산업 구조가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 문을 두드리는 만큼 혁신적인 기술력을 내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국내 시장이나 정부 사업과제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해외 매출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꼼꼼한 우주기업 육성 전략도 필요하다. 조광래 동국대 석좌교수(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는 “정부가 기업에 투자한 뒤 경쟁을 유발하고 평가를 통해 알짜 기업들을 추려가는 등 다양한 방법과 유인책을 이용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주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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