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공포 몰려오나”…떨고 있는 영끌족

뉴시스

입력 2023-09-22 11:19 수정 2023-09-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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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미 국채 상승
7% 넘은 주담대 “더 오를 듯”…영끌족 부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미국 채권금리가 급등했다.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 만큼 연준의 ‘매파적 신호’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섰던 대출자들의 고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17~7.099%로 집계됐다.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0~6.469%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상단이 7%대를 돌파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다수 은행의 고정금리 하단은 4%대로 올라섰다. 은행채 발행 증가와 수신 유치 경쟁이 대출금리를 끌어올린 데 더해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상승 압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는 미국 채권 금리도 치솟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4.494%로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 금리도 5.202%를 찍으며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내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면서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국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채 금리 상승은 은행채 금리에도 영향을 줘 대출금리가 오르게 된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는 전날 4.517%로 3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등에 쓰이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전날 3.967%로 1월10일(3.987%)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은행들이 채권 발행 물량을 늘리면서 대출금리는 이미 오르는 추세다. 은행들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고금리로 예치했던 대규모 예적금의 만기 도래와 기업대출 증가에 대비해 은행채와 예금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예금금리도 뛰었다. 5대 은행의 예금금리 상단은 이날 기준 연 3.95%다. 예금금리 인상은 변동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 요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시장금리는 오름세로 반응할 것”이라며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영끌’ 차주들의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금리 하락과 집값 반등을 기대하며 ‘50년 만기 주담대’ 막차를 탄 차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게 됐다.

금리 상승에도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잔액은 늘어나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680조8120억원으로 한 달 만에 1조5912억원 늘면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주담대 잔액이 2조1122억원 급증하면서 가계대출 급증을 견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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