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마저 흔들린 한국, 연 0%대 성장 우려도…“저성장 진입”

뉴스1

입력 2023-01-27 07:06 수정 2023-01-2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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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는 26일 출근길 한 시민의 머리에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 (자료사진) 2023.1.26/뉴스1
지난해 말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맞이했다. 생각보다 거센 수출·소비 한파에 올해 경제 성장률은 1% 선마저 밑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이 제시한 1%대 중후반 전망은 이미 시장에서 힘을 잃었다. 지금은 1%대 초중반 성장 전망이 우세한 상태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로 집계됐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발발한 2020년 2분기 이후 2년 6개월(10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경제 성장률은 2.6%로 당초 전망치를 간신히 달성했다.

이번 4분기 역성장이 주목받은 이유는 수출에 이어 민간소비마저 흔들리는 양상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 경제의 성장을 지탱해 온 민간소비는 지난 4분기 -0.4% 감소로 전환하면서 GDP 성장 기여도가 -0.2%포인트(p)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2~3분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데 이어 4분기 -5.8% 급감하면서 사실상 역성장을 주도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6%p로 악영향이 매우 컸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로 신한투자증권은 1.0%를, 하이투자증권은 1.3%를, 한화투자증권은 1.5% 내외를 제시했다. 현실화한다면 대형 경제 위기가 터졌던 2020년(-0.7%), 2009년(0.8%), 1998년(-5.1%),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 사상 최저 수준의 성장세다.

1%를 밑돌 가능성마저 공공연히 제기됐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대내외 리오프닝 수요 유입에 힘입은 고성장세가 마무리됐다”면서 “코로나 이후 첫 역성장으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내외 모두 성장 동력 약화가 뚜렷하게 관찰됐다”며 “올해 전기 대비 평균 0% 초반 성장 속 연간 성장률은 1%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팬데믹 당시였던 2020년 2~3분기를 제외하면 2019년 1분기 이후 첫 역성장”이라며 “국내 경기가 지난 4분기를 기점으로 가파른 둔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경기가 자칫 경착륙할 경우에는 2023년 GDP 성장률이 1%를 하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물론 변화의 여지는 있다. 연초 경기 시작점은 낮아졌지만, 최근 대외 경기 모멘텀이 조기에 개선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의 경기가 일상 회복에 힘입어 상반기 중 V(브이)자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 등 주요국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도 경기 성장 동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 대내외 경기 모멘텀 개선 폭에 따라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면서 “반대로 상반기 중국을 위시한 주요국 경기 개선 모멘텀이 충분치 않다면 올해 GDP 성장률이 1%를 하회할 압력은 증폭되고 이는 하반기 금리 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경기 개선 여부를 확인 가능한 시점은 2분기(4~6월)로 지목됐다.

박 연구원은 “오는 2분기 초반까지 경기 모멘텀과 성장률 간 괴리가 어떤 식으로 좁혀질지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이목을 집중할 지표로서 중국 경기 흐름과 제조업 수출 물량, 부동산 경기·민간소비 지표 등을 제시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과 소비 부진을 감안하면 올해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경기 사이클 측면에서는 2분기부터 반등이 확인될 전망”이라며 “반등 조짐은 꾸준한 수출 물량 증가 등 수출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경기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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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1분기(1~3월) 플러스 성장을 예상 중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연말을 지나며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론 일색에서 조금의 낙관론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등 주요 선진국 경기 하락 정도가 생각보다 심하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조금 호전될 기미도 보인다”며 “중국의 리오프닝 가능성에 대한 희망적 얘기도 나오고 최근 국내 소비 지표들도 속보치를 보면 상대적으로 나아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 4분기가 마이너스로 워낙 낮은 곳에서 시작해 1분기에 기술적 반등 여지가 있고, 이런 요소를 포함하면 1분기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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