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 더 다양하게”… 쿠팡, 농산물-해외물품도 ‘로켓배송’

이지윤 기자

입력 2022-12-08 03:00 수정 2022-12-08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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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컨슈머가 온다]〈11〉첨단 물류에 6조 투자한 쿠팡
국내 농산물 수확 24시간내 배달
로켓직구, 美-中외 홍콩까지 확대
로켓배송 8년만에 분기흑자 ‘성과’


쿠팡 대구 물류센터에서 무인지게차가 레이저 스캐너로 물품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최첨단 물류장비인 지게차는 이동 동선과 작업자의 동선을 분리해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만들어준다. 쿠팡 제공

올여름 소비자들은 수확한 지 24시간도 안 된 ‘가장 신선한’ 수박을 즐길 수 있었다. 쿠팡이 초소형 물류센터 ‘모바일 플렉스’를 가동해 산지에서 납품업체로, 또 유통업체로 이어지는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앴기 때문이다.

동 트기 전 전북 고창에서 수박을 수확해 창고에서 당도를 선별하면 창고 옆 차량에 꾸린 모바일 플렉스에서 즉시 배송 준비가 이뤄진다. 송장 출력 등 작업이 마무리되는 즉시 쿠팡 물류센터를 통해 다음 날 새벽 수박을 받아 볼 수 있다.

더 빨리, 더 다양하게 소비하길 원하는 뉴컨슈머를 겨냥해 쿠팡은 국내외 배송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첨단 물류망을 활용한 이커머스 업체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다는 전략이다.
○ 국내외로 ‘로켓배송’ 영토 확장하는 쿠팡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전국 각지를 연결하는 것은 물론 해외로까지 영토를 확장 중이다. 2017년 미국 시장에 한정됐던 ‘로켓직구’ 품목을 지난해 중국, 올해 3월 홍콩까지 확대했다. 로켓직구는 평균 3∼5일 내로 4000여 개 해외 브랜드 상품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쿠팡 관계자는 “홍콩은 면세 품목이 다양해 직구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미국과 중국은 각각 건강기능식품, 소형 전자기기 수요가 높고 홍콩은 니치 향수 등이 인기”라고 말했다.

해외직구 수요는 계속 증가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해외직접구매액은 1조306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월 4990원을 내는 와우 멤버십 회원은 로켓직구 상품 중 단 1개만 구입해도 배송비가 무료다. 직구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해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전년(600만 명) 대비 50% 급증한 900만 명에 달했다.

반대로 해외 소비자들에겐 국내 상품을 판매한다. 대만 고객은 10월부터 한국에서 판매되는 로켓배송 상품 수백만 종을 로켓직구로 살 수 있게 됐다. 직구 상품을 690대만달러(약 3만 원) 이상 구매할 경우 다음 날 대만행 첫 비행 편으로 무료 배송해 준다. 현지 로켓배송 서비스도 시범 운영 중이다. 식료품, 생필품 등을 한화 2만 원 이상 구매 시 다음 날까지 받아 볼 수 있다.
○ 12년간 물류 인프라에 6조2000억 원 투자
국내외를 넘나드는 빠른 배송이 가능한 건 쿠팡이 첨단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서다. 쿠팡은 올 3월 축구장 46개 크기로 문을 연 대구 물류센터 등 전국에 물류센터 100여 곳을 운영 중이다. 총 규모는 371만 m²로 2020년(231만 m²)보다 60% 늘었다. 기술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2010년 창업 이후 6조2000억 원을 물류 자동화 등에 투입한 데 추가로 향후 5조4000억 원가량을 추가 투자한다. 쿠팡은 7일 대구 물류센터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크리에이팅 와우(Creating Wow): 2022년 쿠팡의 혁신과 투자의 여정’이라는 투자 성과 소개 행사를 열기도 했다.

물류 인프라에 과감히 투자한 덕에 쿠팡은 올 3분기 로켓배송 출시 8년 만에 첫 흑자를 냈다. 분기별 영업이익 1037억 원을 낸 것. 매출은 5조4784억 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고객들이 쿠팡에서 쓰는 금액도 증가세다. 2019년 161달러였던 1인당 매출액은 이듬해 256달러, 올해(3분기 기준) 284달러까지 올랐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물류기업과 협력하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쿠팡은 물류망을 내재해 차원이 다른 효율성을 확보했다”며 “즉시충족(instant gratification)에 익숙한 전 세계 디지털 소비자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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