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TV로 역진출한 ‘모바일 라방’… 플랫폼 경계 무너뜨려

김소민 기자

입력 2022-12-01 03:00 수정 2022-12-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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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컨슈머가 온다]〈9〉CJ온스타일의 ‘엣지쇼’ 실험

CJ온스타일의 대표적인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 ‘엣지쇼’ 1주년 방송 화면. 모바일용 라이브방송(라방)을 TV홈쇼핑으로 내보내는 첫 ‘역진출’ 방송 사례다. CJ온스타일 제공

CJ그룹의 TV홈쇼핑 CJ온스타일은 올해 10월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 ‘엣지쇼’를 TV홈쇼핑으로 선보였다. 모바일용 라이브방송(라방)을 TV홈쇼핑으로 내보내는 이른바 ‘역(逆)진출’ 방송인 셈이다. TV홈쇼핑 방송이지만 화면에 채팅창이 띄워졌고 마치 라이브커머스를 시청하듯 수많은 채팅이 오갔다. 이런 형태의 방송은 홈쇼핑업계 최초였다.

CJ그룹은 플랫폼 경계를 넘나드는 실시간 소통으로 경계 없는 소비를 즐기는 뉴컨슈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TV와 모바일을 넘나들며 새로운 형태의 쇼핑을 선보이거나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쇼핑을 통해 커뮤니티 문화를 만들어가는 CJ온스타일의 실험이 대표적이다.
○ TV, 모바일 경계 없앤 ‘원 플랫폼’ 생태계
라이브커머스는 온라인상에서 실시간 소통하면서 쇼핑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라방이라고도 불리며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먼저 시작됐다. 최근 들어 TV홈쇼핑, 백화점, 이커머스 등 유통 각계에서 상품 판매를 위한 보조적 플랫폼이자 고객과 의견을 나누는 소통형 플랫폼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로 30∼50대 폭넓은 여성 시청자층을 확보한 엣지쇼가 TV홈쇼핑에서도 주목받을 것으로 판단해 TV로의 역진출을 시도했다. 새로운 방송 포맷이 주는 신선함과 쇼호스트와의 즉각적인 상호 작용 등 라방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린 덕에 당일 주문 금액 6억 원을 달성했다.

TV 방송 흥행은 라방의 인기를 더 높였다. 엣지쇼는 TV 방송 이후 채팅 수는 물론이고 방문자 수도 늘어나 평균 1만 페이지뷰(PV)를 유지하고 있다. TV와 모바일을 잇는 ‘원 플랫폼’ 선순환 구조를 실현한 셈이다. CJ온스타일은 첫 방송의 인기에 힘입어 엣지쇼 TV 송출 방송을 늘려가고 있다. 11월 5일 진행된 두 번째 방송에서는 주문 금액 8억 원, 11월 25일 진행된 세 번째 방송에선 주문 금액 10억 원을 달성했다.
○ 쇼핑 즐거움 공유하며 진화하는 라방
초창기 라이브커머스는 초특가 판매 등 가격 메리트를 앞세웠지만 최근엔 이색 체험과 경험의 공유를 중시하는 뉴컨슈머를 겨냥해 실시간 소통과 커뮤니티화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문가들이 나와 트렌드를 제시하고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판매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라이브커머스까지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대세는 소비자들이 진행자와 소통하며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한정된 시간 안에 구매를 결정해야 해서 직접 제품 후기를 검색하고 검증할 시간이 부족하다. 최대한 많은 의견이 채팅창을 통해 오가는 게 중요한 특성상 채팅 자체가 커뮤니티 게시글 역할을 하게 되는 것.

무신사 라이브는 채팅 수를 늘리기 위해 제품 구매 없이 채팅에 참여만 해도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의 투자를 받은 라이브커머스 전문 플랫폼 그립 컴퍼니도 판매자와 구매자의 활발한 소통과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방송 중 게임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시키기도 했다.

엣지쇼에선 자녀 교육 고민, 소개팅 후기, 다이어트 노하우 등 세상 사는 이야기로 수다의 장이 펼쳐진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 판매 경쟁력이 덤으로 따라온다. 엣지쇼는 CJ온스타일의 단독 패션 브랜드 ‘더엣지’를 판매하는 전문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지만 시즌2에는 다양한 패션과 잡화 상품을 선보였고, 시즌3부터는 패션 뷰티는 물론이고 리빙까지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당장의 매출 발생보다는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매일 새롭게 쏟아지는 라이브커머스의 홍수 속에 살아남기 위해선 뉴컨슈머들이 지향하는 소통의 즐거움과 소속감을 선사해 일종의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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