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2.8% 성장” 32년만에 동남아보다 뒤처져

뉴욕=김현수 특파원

입력 2022-09-28 03:00 수정 2022-09-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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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銀, 작년 8.1%서 추락 전망
제로 코로나 정책-부동산 침체 영향
“공격적 부양책도 별 효과 없을 것”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영업을 마친 신문 가판대 앞을 지나고 있다. AP/뉴시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22개 국가보다 뒤처질 것이라고 세계은행이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를 위해 도시 봉쇄도 불사하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침체 등으로 중국 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26일(현지 시간)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에서 2.8%로 2.2%포인트 낮췄다. 지난해(8.1%)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시아와 남태평양 지역 국가 전체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2.6%보다 2배 이상 높은 5.3%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코로나19 이후 이 국가들이 내수를 회복하고 있는 상황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3월 올 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제시했다. 하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가 잇따라 봉쇄됐다.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위기, 올해 여름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에 따른 전력난이 경제 성장 잠재력에 타격을 입혔다. 특히 중국 부동산 위기는 구조적 문제라고 세계은행은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자산 붕괴를 막기 위해 무리하게 돈을 풀면서 지방정부 재정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디탸 마투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코로나19 억제에 많은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과거처럼 공격적인 부양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경제의 어두운 전망을 담은 이번 세계은행 보고서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정책이 1990년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에서 시작된 경제 활력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경기 둔화가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및 달러 초강세로 인한 아시아 통화 약세,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통화 약세와 이에 따른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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