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급여력비율 3년새 최저

신지환 기자

입력 2022-06-30 03:00 수정 2022-06-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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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개사 209%… 작년보다 36%P↓… 작년 6월이후 3개 분기 연속 하락
당국, 재무건전성 악화 방지 나서… “금리 계속 뛰어 관리 강화를” 지적



가파른 금리 상승 여파로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이 최근 3년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완충방안이 적용되면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 금리가 계속해서 뛰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말 현재 53개 보험사의 RBC는 209.4%로 지난해 말(246.2%)에 비해 36.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 6월 말 이후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RBC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나타내는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금 지급 능력이 크다는 뜻이다. 보험업법은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최근 RBC가 급락한 것은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가로 평가되는 보험사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이로 인해 RBC가 권고 기준 이하로 떨어진 보험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3월 말 현재 NH농협생명(131.5%), DB생명(139.1%), 한화손해보험(122.8%), 흥국화재(146.7%) 등이 당국 권고 기준 밑으로 하락했다. DGB생명(84.5%)은 보험업법 기준 이하로 떨어져 4월 3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달 말부터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잉여액의 40%를 RBC의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완충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 부채 감소분도 RBC에 반영해 회계장부상 급격한 건전성 악화를 막고 보험사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다.

완충방안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의 RBC는 대부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해 말 LAT 잉여액을 기준으로 완충방안을 적용한 결과 농협생명의 RBC는 202% 수준까지 올랐다. 한화손보(210%), DB생명(150%) 등의 RBC도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 이상을 회복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채권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는 등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완충방안만으론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3년물 국고채 금리가 5.8%까지 오르는 등 심각한 경기 둔화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보험사들의 RBC가 80.4%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 예정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간담회에서도 재무 건전성 관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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