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설립

홍석호 기자

입력 2021-10-19 03:00 수정 2021-10-1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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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서 年40GWh 차량 배터리 생산
양사 4조원 투자할 듯… 내년 착공
2024년부터 산하 브랜드에 탑재
美완성차-韓배터리 동맹 두터워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3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북미지역에 합작법인(JV)을 세운다. 올해 1월 피아트크라이슬러(FAC)와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이 합병해 탄생한 스텔란티스는 산하에 크라이슬러, 피아트, 마세라티, 지프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2024년부터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에서 제조하는 전기차에는 LG가 만든 배터리가 탑재된다. ‘미국 완성차 업체-한국 배터리 업체’의 동맹이 두터워지는 모습이다.

18일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MOU는 북미지역에 연간 4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생산 능력을 갖춘 합작법인을 세우는 게 골자다. 40GWh는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지역에 갖춘 단일 생산기지 중 가장 큰 규모다.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양쪽이 합쳐 4조 원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셀스’를 설립해 배터리 셀만 생산하는 공장을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세운다고 밝힐 때 각 2조7000억 원가량을 투입한다고 언급했다.

공장은 내년 2분기(4∼6월) 중 착공할 예정이다. 공장 용지는 북미지역의 여러 후보지를 두고 검토 중이다. 2024년 1분기(1∼3월) 생산이 목표다. 합작법인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의 스텔란티스 완성차 제조 공장에 공급돼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300억 유로(약 41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올 7월 밝혔다. 산하 14개 브랜드가 모두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유럽 판매분의 70% 이상, 미국 판매분의 40% 이상을 전기차로 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한국 북미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에 9개의 공장을 세워 글로벌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물류비용 부담을 줄이고 완성차 업체에 제때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기술 개발 및 지원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수주 잔액이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로부터 약 40조 원을 수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반기(1∼6월) 수주 잔액은 180조 원으로 스텔란티스 수주분을 더하면 200조 원을 넘긴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머잖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보다는 다소 작은 규모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확대되면서 미국 완성차 업체-한국 배터리 업체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동맹이 두터워지고 있다. 지난달 SK온(당시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13조5000억 원을 투자해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완성차 1위 GM, 2위 포드가 각각 LG, SK와 공장을 세운 데 이어 이어 3위 스텔란티스도 LG, 삼성과 손잡게 됐다. 완성차 업체는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확보하고, 배터리 업체는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인정받아 추후 공급처를 많이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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