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Issue:]해운대 시몬스 팝업스토어에 ‘침대’는 없습니다

조윤경 기자

입력 2021-09-15 03:00:00 수정 2021-09-15 03: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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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 침대의 ‘부캐’ 활용 마케팅 전략

시몬스 침대가 부산 해운대구 해리단길에 9월 초까지 3개월간 문을 연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이곳에선 시몬스 침대를 대표하는 침대 제품 대신 부산 지역을 상징하는 굿즈와 경기 이천시 농산물이 판매됐다. 이 팝업스토어는 이국적인 외관과 독특한 콘셉트 덕에 ‘인증샷 명소’로 화제가 됐다. 시몬스 침대 제공

시몬스 침대는 올해 6월부터 9월 초까지 3개월간 부산 해운대구 해리단길에 식료품점 콘셉트의 팝업스토어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열었다. 부산을 상징하는 굿즈와 국내 농특산물로 채워진 이 매장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굿즈들은 지역 문화와 지역 사회의 가치, 지역 사회의 매력을 최대한 살린다는 취지를 살려 물놀이 튜브, 수영모, 냉(冷)음료 캐리어, 칠링백(와인, 음료 등 찬 음료의 온도를 유지하게 만들어진 가방), 바캉스 드라이백(방수 기능이 있어 소지품이 물가에서도 물이나 모래에 오염되지 않도록 제작한 가방) 등 여름 계절감을 극대화하는 아이템들로 구성됐다. 또한 ‘버거샵’ 등 해리단길에 위치한 특색 있는 식음료 매장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햄버거 모양 굿즈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도넛과 같은 모양의 캔버스백, 티셔츠, 모자 등의 굿즈 역시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 굿즈와 특산품을 파는 매장
시몬스 침대가 침대와는 상관없는 굿즈들로 팝업스토어를 연 것은 기업형 ‘부캐(부캐릭터)’ 활동의 일환이다. 평소 모습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로 행동하거나 본업과 다른 직업 활동을 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부캐’란 표현과 유사하게 본업과 상관없는 상품들로 마케팅 활동을 하는 모습을 일컫는다.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선 굿즈뿐 아니라 경기 이천시의 농산물을 판매하기도 했다. 지역과 지역을 잇는 ‘소셜라이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천시 일대 농가에서 주 2회 수박과 토마토, 참외 등 신선한 과일이 입고됐다. 이천시의 특산품인 쌀을 감성적으로 브랜딩해 세련된 패키지의 캔에 넣은 ‘이천 쌀 캔’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천시는 세계적 수준의 매트리스 자체 생산 시스템과 수면연구 연구개발(R&D)센터 등이 자리한 한국 시몬스의 심장, ‘시몬스 팩토리움’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시몬스의 해운대 팝업스토어는 오렌지색 간판에 등받이 없는 긴 테이블 등 이국적인 외관으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인증샷 명소가 되기도 했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 아래 동시 입장 인원을 제한했음에도 오픈 시간 전 평균 대기 인원이 50팀에 이르렀다”며 “인스타그램에 오른 방문 인증 포스팅은 오픈 한 달 만에 5000개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시몬스 침대는 해리단길의 로컬 빵집에서 갓 구운 식빵을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방문객들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하며 주변 상점과 상생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서울에서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방문한 김수연 씨는 “침대가 아닌 ‘부캐’ 매장인데도 시몬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공간이라 놀랐다”며 “특히 지역과 지역을 잇는 소셜라이징의 의미가 더해진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고 단절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행사는 주변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효과도 냈다.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인근에서 빈티지숍을 운영하는 김기령 씨는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주변 카페나 베이커리, 상점에도 들러 지역 상권이 좀 더 활기를 띠게 됐다”고 말했다.

시몬스 침대는 해리단길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이들이 해리단길 곳곳을 즐길 수 있도록 해리단길 지역 명소를 소개하는 지도 ‘앨리 맵(Alley Map)’을 제작하기도 했다. 팝업스토어와 주변 상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증정된 이 지도는 오랜 시간 해리단길을 지켜 온 로컬 상점 이야기 등으로 채워졌다. 사용자의 편의성까지 고려해 QR코드 스캔 방식의 디지털 링크로도 제작돼 온라인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 팬덤 형성에 기여
시몬스 침대의 이 같은 행보는 디지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실제 작고 아기자기한 매장 인테리어와 신선한 물건들이 인스타그램 등에 ‘인증샷’으로 올리기에 좋은 비주얼을 갖추고 있어 사진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입소문을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MZ세대는 온라인에서 ‘힙’(Hip·매력 있다는 뜻의 은어)하게 포장되면 오프라인에서도 ‘힙’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은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아직 가본 적 없지만 가고 싶은 장소’로 만들어 줬다. 사람들의 환상을 충족시켜 주는 명소가 된 셈이다.

이번 기획은 지난해 브랜드 창립 150주년 기념으로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로 운영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은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의 성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몬스침대는 브랜드 스토리를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시키지 않고 MZ세대 눈높이와 소통 방식, 흥미에 맞춰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선택했다. 신선하고 색다른 연결에 목말라 있는 MZ세대에 맞는 문법을 사용한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두 번의 연이은 팝업스토어 이벤트는 시몬스 침대만의 팬덤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시몬스 침대는 ‘부캐’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두루 섭렵하는 이와 같은 전략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이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그간 촘촘히 쌓인 팬덤의 역할이 컸다”며 “앞으로도 브랜드를 매개로 지역사회와 팬덤을 적극적으로 아우르는 소통 방식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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