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도 ‘라방’이 대세… 1시간 방송에 매출 2배 쑥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6-22 03:00 수정 2021-06-22 03:0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라이브 방송으로 고객 고령화 탈피
시간-횟수 늘리는 등 집중 육성
일부는 주력사업을 라방으로 전환
T커머스 회사도 규제 피해 진출


현대홈쇼핑이 14일 온라인몰(현대H몰) ‘쇼핑라이브’에서 진행한 ‘삼성 모바일 라이브 방송’ 화면(위쪽 사진)과 T커머스 K쇼핑이 지난달 진행한 TV앱, 모바일 동시 라방 촬영 현장(아래쪽 사진). 각 사 제공

“동접자(동시접속자)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른 들어오세요!”

‘쇼호스트’로 나선 윤성신 현대백화점 선임이 화면에서 초 단위로 늘어나는 숫자를 보며 외쳤다. 이달 14일 오후 9시부터 한 시간가량 현대홈쇼핑 온라인몰 ‘현대H몰’의 라이브 커머스(라방) 플랫폼 ‘쇼핑라이브’에서 진행된 ‘삼성 모바일 라이브 방송’에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갤럭시북 프로 등을 선보인 이 방송에는 1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몰려 평균 대비 두 배 이상의 매출을 냈다.

‘라방’의 원조 격인 TV홈쇼핑 기업들이 잇따라 모바일 중심의 라방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TV홈쇼핑은 1995년 첫 방송을 시작한 후 미디어 기반 커머스의 핵심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주 소비자층이 5060세대 등으로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라방 사업 강화는 TV홈쇼핑이 미래 소비자에게 소구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현대H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쇼핑라이브 코너를 신설한 현대홈쇼핑은 이달 14일부터 20일까지 쇼핑라이브 방송 3000회를 기념한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3000회 방송을 진행한 동안 누적 시청자 수는 5000만 명을 넘어섰다. 쇼핑라이브 매출은 2019년 50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85억 원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1000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매년 라방 횟수와 시간을 두 배 이상씩 늘리고 있다”며 “라방을 기존 TV홈쇼핑과 현대H몰, T커머스(데이터홈쇼핑)에 버금가는 ‘제4의 채널’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CJ ENM 커머스부문은 아예 기존 홈쇼핑 브랜드(CJ오쇼핑)를 버리고 이커머스와 라방을 합친 새로운 브랜드 ‘CJ온스타일’을 지난달 내놓았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주력 사업을 TV홈쇼핑에서 모바일 라이브 방송으로 전환하는 만큼 운영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CJ온스타일 모바일 앱 전면에 라방 서비스인 ‘라이브쇼’를 배치했고, 라방 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늘리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향수 등 라방에서 먼저 인기를 끈 상품을 TV홈쇼핑에 편성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2019년 모바일TV ‘몰리브’를 출범하며 라방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채널 이름을 ‘엘라이브(Llive)’로 변경하고 소비자 편의 중심의 화면 구성과 이색 콘텐츠 기획 등으로 라방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라방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GS홈쇼핑도 지난달 라방 브랜드 ‘샤피’를 내놓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이 성장하자 T커머스(인터넷TV 기반의 상거래) 업체도 생방송 라방을 시작했다. KT 계열 T커머스 브랜드 K쇼핑은 이달 10일부터 매일 1회씩 ‘TV앱’에서 모바일 앱과 동시에 방송되는 라방을 선보이고 있다. 방송법상 T커머스 업체는 생방송이 불가능하지만 앱을 통한 판매는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 기업들이 우후죽순 증가하는 여러 이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생방송 운영 능력, 까다로운 상품 검증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라방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