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식품 3총사’ 실적 상승… 온라인 키워 ‘그룹 모태사업’ 재건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5-04 03:00 수정 2021-05-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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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칠성음료 영업익 416% 늘어
제과-푸드도 두자릿수 상승률 예상… ‘월간과자’ 등 구독서비스 확대 주효
작년 제과업계 1위 빼앗겨 ‘충격’… 스타트업과 협력 등 혁신 잰걸음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의 식품사업이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체질 개선에 나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유통, 화학 등 굵직한 후발 사업에 규모 면에서 밀리고 있지만 여전히 그룹의 ‘모태’로 인식되는 식품 산업의 재건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1분기(1∼3월) 매출 5080억 원, 영업이익 259억 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1% 늘어났다. 롯데칠성음료의 1분기 매출은 5388억 원, 영업이익은 323억 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6.2%, 416.2%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선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푸드도 매출 3∼4%, 영업이익은 10% 안팎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실적 개선은 해외시장의 소비 심리 개선에 따른 매출 증가와 함께 국내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에 이어 이달 3일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월간 아이스크림’을 내놓는 등 온라인 사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주류 판매 증가와 함께 온라인 직영몰인 ‘칠성몰’의 매출이 전년 대비 68% 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롯데 식품 계열사는 코로나19로 CJ 농심 오리온 등 경쟁사들이 깜작 실적을 기록하는 동안에도 부진을 겪으면서 ‘노쇠한 식품명가’라는 지적을 받았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매출 2조760억 원으로 제과업계 1위(매출 기준) 자리를 경쟁업체인 오리온(2조2304억 원)에 내줬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롯데그룹 내부에선 특히 롯데제과가 경쟁사에 1위를 내준 것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신격호 창업주가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인 1967년 설립한 롯데제과의 상징성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케미칼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상장 계열사이기도 하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는 롯데제과가 각각 1974년, 1977년 인수한 기업이다.

1분기 실적 개선에 이어 하반기(7∼12월) 전망도 밝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제과는 해외 시장에서, 롯데푸드는 930억 원을 투자해 설비를 증축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사업에서 수익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3사가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ZBB(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도 수익성 개선에 보탬을 줄 요소로 꼽힌다. ZBB 프로젝트는 매년 제로(0)베이스로 예산을 책정하며 비용을 줄이는 수익성 중심 경영전략이다.

푸드 스타트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신 회장이 기존 사업을 위협할 정도의 혁신적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2015년 설립한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달 ‘미래식단’이라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발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롯데 관계자는 “‘미래의 식탁’을 선점하기 위한 스타트업 육성과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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