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에 야구모자… ‘뉴 스포티즘’이 온다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5-04 03:00 수정 2021-05-0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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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웨어를 일상복과 믹스매치… 예상 가능한 뻔한 스타일에 변주
페미닌 룩에 조거팬츠 더해… 보다 패셔너블한 효과 노려
“트레이닝팬츠, 힙한 아이템 떠올라”


신세계인터내셔날 ‘브플먼트’의 주력 상품인 조거팬츠. 각 사 제공
정장 재킷과 트레이닝 바지, 여성스러운 원피스와 야구모자, 바람막이 점퍼와 풍성한 플리츠스커트 등. 어울리는 않는 것 같은 아이템들이 묘하게 어울린다. 이 ‘믹스 앤드 매치’ 룩의 공통점은 ‘스포츠웨어’로 예상 가능한 뻔한 룩에 변주를 줬다는 점이다.

스포츠웨어를 일상복과 구별하지 않고 믹스매치하는 ‘뉴 스포티즘’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유행하게 된 원마일웨어(실내와 집 근처 1마일 반경 내에서 입을 수 있는 옷)는 더욱 트렌디해지고 있다. 조거팬츠나 스웨트셔츠(맨투맨), 볼캡은 더 이상 집 앞 편의점이나 공원 산책을 갈 때만 잠깐 걸치는 아이템이 아니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최근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뉴 스포티즘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말 론칭한 온라인 브랜드 브플먼트는 조거팬츠와 스웨트셔츠를 주력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조거팬츠는 현재 8차 재생산을 진행할 만큼 인기가 있다. 올봄에는 라이트 베이지, 라이트 민트 등 화사한 색상을 적용한 조거팬츠도 출시했는데 70% 이상의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페이크 레더(인조가죽) 재킷이나 롱 원피스 등 여성스러운 아이템과 조거팬츠를 매치하면 보다 패셔너블해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조거팬츠뿐 아니라 스웨트셔츠도 짧은 크롭형이나 집업형 상의 디자인을 추가하는 등 디자인을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올 봄여름 시즌 콘셉트를 ‘테니스 클럽’으로 정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비이커의 ‘비언더바’. 각 사 제공
아예 시즌 콘셉트로 스포츠클럽을 내세우는 브랜드도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편집숍인 비이커가 론칭한 비언더바는 올 봄여름 시즌 콘셉트를 ‘테니스 클럽’으로 정했다. 수영할 때 입을 법한 나일론 소재의 빨간 반바지를 깔끔한 오버핏 셔츠와 조합하거나, 테니스 양말과 로퍼를 함께 신는 믹스 앤드 매치 룩을 선보였다. 테니스 클럽 그래픽을 적용한 스웨트셔츠나 테니스 공 자수를 포인트로 한 볼캡도 출시했다.

무신사에 입점한 캐주얼 브랜드 ‘유어라이프히얼’의 스웨트셔츠. 각 사 제공
세컨드 레이블을 론칭하면서 원마일웨어 라인을 강화하기도 한다. 무신사의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유어네임히얼’은 올 2월 캐주얼 브랜드 ‘유어라이프히얼’을 론칭했다. 올해 봄여름 컬렉션으로는 스웨트셔츠, 볼캡 등 기존에 내놓지 않던 아이템을 출시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이 내놓은 컨템퍼러리 캐주얼 브랜드 ‘제이씨디씨’도 올 봄여름 시즌 테마를 ‘익스트림보드’로 정하고 스케이트, 서핑 등 익스트림 스포츠 문화를 패션 아이템으로 풀어냈다. 팝아트 콘셉트로 선명한 컬러를 배색한 스웨트셔츠, 과감한 아트워크와 패턴 조합이 돋보이는 니트, 와이드 팬츠 등으로 구성됐다.

남성복 브랜드에서도 스포티룩이 인기를 얻고 있다. LF의 캐주얼 브랜드 일꼬르소는 이번 시즌에 발목 밴딩 디자인이 적용된 ‘밴딩 카고 조거 팬츠’를 출시했다. 2019년 출시 후 스테디셀러로 등극한 ‘벨크로 카고 조거 팬츠’가 올 시즌 두 차례 재생산에 들어갈 만큼 인기를 얻자 조거팬츠 디자인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LF 관계자는 “스포티즘 유행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여 고객 반응이 더욱 뜨겁다”고 말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그동안 패셔너블함과 거리가 멀었던 트레이닝팬츠나 볼캡 같은 아이템들이 최근 가장 힙한 패션으로 떠올랐다”며 “잘 차려입은 재킷, 셔츠, 원피스 등 이질적인 아이템과 섞어 입는 스타일링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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