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상장 나서는 SKIET “배터리 분리막 세계 1위 굳힐 것”

곽도영 기자

입력 2021-04-23 03:00 수정 2021-04-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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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9일 일반 투자자 청약
습식 분리막시장 작년 점유율 26.8%
국내선 유일… 매출-영업익 상승세
LG와 소송 마무리한 SK이노
그린에너지-소재기업 전환 박차



배터리 소송 리스크를 털어낸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유공(대한석유공사)’으로 출발한 기업 정체성을 뒤로하고 2030년 ‘그린에너지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SK이노베이션의 행보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재석 SKIET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상장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SKIET는 이달 28, 2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하며 다음 달 중순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이달 11일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2019년부터 이어온 배터리 영업비밀 분쟁을 양 사 합의로 마무리했다. 노 대표는 간담회에서 “그간 (소송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있는 게 사실이었다. 이제 LG와도 분리막과 배터리 공통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분리막은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재와 음극재가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함으로써 합선을 방지하는 핵심 소재다. 2023년부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른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SKIET는 분리막 시장 리딩 분야인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8%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습식 분리막은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선두권 완성차 업체가 주요 수요처다.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신규 시장 진입이 어려워 국내에선 SKIET가 유일한 업체다. 일본의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등 세계적으로도 소수의 기업들만 진입해 있다.

SKIET의 지난해 매출액은 4690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7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5.4% 늘어난 1250억 원을 기록했다. 분리막 외에도 SKIET는 최근 전고체 배터리 소재, 차량용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나서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SK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포트폴리오 혁신을 의미하는 파이낸셜 스토리에 맞춰 SK이노베이션의 신산업 투자 행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석유화학 기업 정체성을 버리고 그린에너지·소재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그린밸런스 2030’ 목표를 밝히고 이를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페루 광구 지분 매각 발표에 이어 올해 3월 북미 셰일오일 광구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윤활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와 석유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 지분의 일부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과 그린에너지·모빌리티 사업과 함께 SK이노베이션 파이낸셜 스토리 주요 축의 하나다. 3월엔 폴란드 배터리 분리막 신규 공장에 분리막 투자로선 역대 최대 금액인 1조13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탄소 중립과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변화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봐야 한다”며 “석유화학 회사의 정체성을 과감히 던지고 자산구조의 질적 변화와 그린 비즈니스 성과 본격화를 통해 회사의 새로운 정체성인 그린에너지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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