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10배로 늘어난 채식인구 잡아라” 식품업계 ‘비건’ 바람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1-13 03:00:00 수정 2021-01-13 04: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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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유제품 허용하는 사람 포함땐 국내 채식주의자 150만명 안팎 추산
농심, 대체육 ‘베지가든’ 본격 출시… 동원F&B, 美 비욘드미트 국내 공급
이마트에도 ‘채식주의존’ 만들어


농심 베지가든 제품들
소수의 취향으로 여겨졌던 채식문화가 최근 들어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한 한 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신념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가치소비 행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면서 ‘비건’ 시장을 향한 식품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농심은 12일 모든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식물성 대체육과 떡갈비, 탕수육 등의 조리냉동식품, 소스, 치즈 등 18개 제품을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할 계획이다. 독자 개발한 ‘고수분 제조기술’로 식감은 물론 육즙까지 고기와 유사하게 구현했다. 농심 관계자는 “2017년 시제품 개발 이후 서울 유명 채식 식당 셰프들과 함께 메뉴를 개발했다”며 “2월 중 9개의 추가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식품업계 최초로 식물성 대체육을 대량생산해 내놓은 곳은 롯데푸드다. 2019년 출시한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6만 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업계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에선 충북 진천군 식품통합생산기지를 중심으로 한 대체육 연구개발(R&D)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비건 라면 ‘정면’을 4개월 만에 200만 개 넘게 팔았다.




해외 유명 비건 상품의 수입도 활발하다. 동원F&B는 미국 대체육 생산업체 비욘드미트의 제품에 대한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비욘드버거’ ‘비욘드치킨스트립’ 등 대체육으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SPC삼립도 지난해부터 미국 잇저스트와 손잡고 국내에 ‘식물성 대체달걀’을 공급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선 국내 채식 시장의 잠재 수요가 적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 명 안팎이다. 생선이나 유제품 등 특정 동물성 제품의 섭취는 허용하는 채식주의자들까지 모두 합친 규모다. 10년 전에 비하면 10배로 늘어났지만 전체 인구의 3∼9%가 채식주의자로 추정되는 미국, 유럽 국가들에 비해선 아직 적은 비중이다.

유통업체들도 채식 상품 취급에 적극적이다. 이마트는 전국 23개 점포에 ‘채식주의존’을 도입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안전한 동네 상권’으로 여겨지며 식료품 수요가 늘어난 GS25, CU 등 편의점들도 ‘비건 떡볶이’ ‘채식 도시락’ 등을 판매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 시장이 더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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