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원료 사업’ 속도내는 포스코

김도형 기자

입력 2020-12-04 03:00 수정 2020-12-04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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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소금호수 리튬 매장량
인수 당시 추산보다 5배 많아
니켈-흑연 사업도 확대 계획
최정우 “세계유일 일괄공급체계”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 조성한 리튬 데모 플랜트의 전경.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제2의 반도체’로 급부상하고 있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 공급 능력 확대와 안정적인 원료 확보에 그룹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2차전지의 원료 조달과 소재 생산 부문에서 2030년까지 연간 23조 원의 매출을 올려, 현재 30조 원 규모인 포스코의 매출에 버금가는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3일 “포스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리튬, 니켈, 흑연 등 2차전지의 원료부터 양극재와 음극재까지 2차전지 소재 일괄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무기로 2차전지 소재를 세계 최고 수준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2차전지 소재를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해 온 바 있다. 2차전지 산업은 배터리를 제조하는 회사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음·양극재 등을 생산하는 소재 회사 그리고 이런 소재에 필요한 리튬, 니켈, 흑연 등 원료를 가공·공급하는 원료 공급사로 분류된다. 포스코가 2차전지 완성품 제조만 빼고는 다 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우선 소재 생산 능력을 급속히 키우고 있다. 지난해 2차전지 관련 계열사인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통합한 포스코케미칼이 음극재와 양극재 생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전기차 확산으로 2차전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사업 확장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리튬, 니켈 및 흑연 등 핵심 원료 조달 및 가공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포스코는 보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소금호수)의 최종 매장량을 평가한 결과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 t보다 5배가량 많은 1350만 t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전기차 약 3억70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고용량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원료인 고순도 니켈 생산도 추진한다. 그동안 축적한 쇳물 생산과 불순물 제거 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고순도 니켈 제련 공정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폐배터리에서 니켈과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한다.

현재 전량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음극재 원료인 흑연의 수급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 호주 등에서 흑연 광산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산 원료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포스코의 원료 조달 계획대로라면 2030년까지 리튬 22만 t, 니켈 10만 t을 자체 공급하고 양극재 40만 t, 음극재 26만 t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연 23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2차전지 시장이 전기차의 확대와 더불어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사업의 범위를 기존의 소재 생산에서 원료 가공 및 공급까지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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