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재정적자 112조원으로 늘어… 나랏빚 1000조 넘을 수도

세종=구특교 기자 , 송충현 기자 , 이은택 기자

입력 2020-12-03 03:00 수정 2020-12-03 03:4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역대최대 558조 예산안 본회의 통과
탄소중립 기반조성 3000억 증액, 동남권신공항 연구비 20억 새로 편성
SOC도 정부안보다 5000억 늘려… 국가채무 1년새 150조8000억 급증
3차 재난지원금 내년 설 전에 지급


여야 합의로 예산안 통과… 포옹하는 원내대표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제14차 본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가볍게 껴안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 55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뉴스1
2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558조 원 규모 예산에 ‘동남권 신공항’ 정책연구 사업비 20억 원이 새롭게 편성됐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는 포함돼 있지 않던 금액이다. 또 신재생 에너지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예산이 정부안보다 3000억 원 늘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정부안보다 2조2000억 원 순증된 558조 원 규모의 ‘초(超)슈퍼’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나랏빚은 956조 원으로 불어나고 국가채무 비율은 47.3%로 올라선다. 법정 시한(12월 2일) 내에 예산안이 처리된 것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 코로나 대응 외에 SOC, 탄소중립 예산 대폭 늘어

세부적으로 보면 정부가 역대 최대 수준인 26조 원으로 편성했던 SOC 예산이 국회 심사 과정을 거치며 5000억 원 추가로 늘었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관련 예산이 3000억 원 순증했다. 공공전세 신규 도입, 신축 매입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을 위한 예산도 7000억 원 늘었다.




경직성 항목이 많아 한번 만들어 놓으면 줄이기 어려운 보건, 복지, 고용 관련 예산은 정부 제출안보다 2000억 원이 깎이긴 했지만 역대 최대 규모인 199조7000억 원으로 확정됐다. 집행 실적이 저조했던 중장년층 취업지원 예산 등이 삭감됐다.

눈에 띄는 예산은 동남권 신공항 정책연구 용역비로 책정된 20억 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한 데 이어 내년도 예산에 사업비까지 반영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설계비도 정부안 10억 원에서 117억 원이 증액됐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예산 삭감도 이뤄졌다. 정부안에서 한국형 뉴딜(―6000억 원)을 포함해 5조8000억 원의 사업 예산이 깎였다.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금융시장안정화 자금은 2427억 원 감액됐다. 여야는 최근 금융시장이 안정화된 점을 고려해 감액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내년 1월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내년 예산이 2조2000억 원 순증되면서 재정 적자(관리재정수지 기준)는 올해 71조5000억 원에서 내년 112조5000억 원으로 급증한다. 또 내년 국가채무는 정부안 952조5000억 원(국내총생산 대비 47.1%)에서 3조5000억 원 늘어난 956조 원(47.3%)으로 불어난다.

올해 본예산과 비교하면 약 150조8000억 원의 나랏빚이 늘어나는 것이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추경이 내년에도 편성된다면 내년 말 나랏빚이 1000조 원을 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피해 업종 등에 대한 지원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기존 정부안에 반영된 예산을 더 줄이지 못하고 SOC와 탄소중립 예산 등을 이제 와서 반영해 국채 발행을 해야 하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3조 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은 곧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예산에는 4400만 명분의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목표로 백신 구매비용 9000억 원도 추가 반영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맞춤형으로 좀 더 피해가 큰 계층과 업종을 지원하는 것으로 설계를 하자고 여야가 합의했다”며 “대체로 내년 1월부터 지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구특교 kootg@donga.com·송충현 / 이은택 기자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