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소비 줄자… 5만원권 환수율 ‘최저’

박희창 기자

입력 2020-12-01 03:00 수정 2020-12-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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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음식점 ‘현금수입 입금’ 급감
환수율 25%… 발행첫해 이후 최저



올해 10개월간 발행된 5만 원권 중 4분의 3이 한국은행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줄면서 상당수의 지폐가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는 셈이다.

30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1∼10월 5만 원권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은 25.4%로 집계됐다. 이는 5만 원권이 처음 발행된 2009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다. 5만 원권 환수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9.4%포인트 하락했다. 5000원권 등 전체 은행권 환수율은 39.5%로 5만 원권보다 14.1%포인트 높다.

지폐 발행을 계속 늘렸는데도 환수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건 과거 경제위기 때와는 다른 패턴이다. 외환위기가 덮쳤던 1998년,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는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발행액과 환수액이 함께 감소했다.

한은은 5만 원권 환수율이 저조한 이유를 코로나19 확산으로 숙박, 음식점 등 대면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거래가 위축된 영향으로 설명했다. 현금 거래 비중이 높은 이 업종들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5만 원권의 은행 입금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면세점, 카지노 등 관광 관련 사업체 주변 은행 점포나 환전영업자 거래 영업점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5만 원권 입금이 대폭 감소했다.

되돌아오는 5만 원권 비율이 다른 지폐보다 떨어진 데는 경기 불확실성과 저금리로 현금 보유 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5만 원권이 발행된 지 11년밖에 지나지 않아 신규 수요가 많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았다. 옥지훈 한은 발권기획팀 과장은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 5만 원권 순발행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며 “내년에는 발주량을 많이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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