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꽁꽁… 가계저축률 21년만에 10% 넘을듯
박희창 기자
입력 2020-11-30 03:00 수정 2020-11-30 03:00
[코로나19]
한은 “코로나에 여행-숙박 등 위축… 장기화땐 내수부양 효과 약화될듯”
올해 가계저축률이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저축률이 높아지면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 부진 속에 소비 위축 등의 역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9일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가계저축률 상승 고착화 가능성’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가계저축률이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6월 발표되는 수치가 실제 10%를 넘어서면 가계저축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13.2%)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올라선다. 지난해(6.0%)보다 4%포인트 높은 수치다.
가계저축률은 가계소득에서 소비되고 남은 부분의 비중으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4.3%에 그쳤다. 1988년 23.9%로 정점을 찍은 뒤 소비지출 구조 변화 등의 영향으로 2000년부터 한 자릿수를 이어왔다.
올해 가계저축률이 크게 오른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여행, 숙박, 음식 등 대면서비스 부문의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소비가 줄면서 가계저축률이 높아지는 현상은 다른 나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7.5%였던 미국의 개인 저축률은 올해 2분기(4∼6월) 25.7%로 상승했다. 유로 지역의 가계저축률도 12.9%에서 24.6%로 상승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이 길어지면 가계저축률이 높아진 상태로 굳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래 예상 소득이 줄고 대출도 어려워지면서 가계가 이에 대비한 저축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용대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경기 부진이 장기화돼 높아진 가계저축률이 고착되면 가계 지원이 소비보다는 저축으로 이어져 내수 부양책의 효과가 약화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한은 “코로나에 여행-숙박 등 위축… 장기화땐 내수부양 효과 약화될듯”
올해 가계저축률이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저축률이 높아지면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 부진 속에 소비 위축 등의 역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9일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가계저축률 상승 고착화 가능성’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가계저축률이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6월 발표되는 수치가 실제 10%를 넘어서면 가계저축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13.2%)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올라선다. 지난해(6.0%)보다 4%포인트 높은 수치다.
가계저축률은 가계소득에서 소비되고 남은 부분의 비중으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4.3%에 그쳤다. 1988년 23.9%로 정점을 찍은 뒤 소비지출 구조 변화 등의 영향으로 2000년부터 한 자릿수를 이어왔다.
올해 가계저축률이 크게 오른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여행, 숙박, 음식 등 대면서비스 부문의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소비가 줄면서 가계저축률이 높아지는 현상은 다른 나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7.5%였던 미국의 개인 저축률은 올해 2분기(4∼6월) 25.7%로 상승했다. 유로 지역의 가계저축률도 12.9%에서 24.6%로 상승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이 길어지면 가계저축률이 높아진 상태로 굳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래 예상 소득이 줄고 대출도 어려워지면서 가계가 이에 대비한 저축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용대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경기 부진이 장기화돼 높아진 가계저축률이 고착되면 가계 지원이 소비보다는 저축으로 이어져 내수 부양책의 효과가 약화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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