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속 호실적’ 미래에셋, 동학개미-해외시장 개척 ‘더블 효과’

장윤정 기자

입력 2020-11-26 03:00 수정 2020-11-26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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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조5100억… 작년 실적 넘어


박현주 회장
미래에셋그룹이 ‘동학개미’와 ‘해외시장 호조’라는 쌍끌이 동력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25일 미래에셋그룹은 9월 말(연결 기준) 세전이익 1조510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한 해 실적(1조4600억 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주요 계열사 모두 흑자를 보인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의 세전이익이 872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3419억 원), 미래에셋생명(1358억 원), 미래에셋캐피탈(1096억 원), 미래에셋벤처투자(143억 원)가 뒤를 이었다.

역대 최고 실적이 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주가는 6월 이후 이달 25일까지 각각 57.3%, 25.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에 상장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같은 기간 28%의 상승률을 보였다.

미래에셋이 유례없는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외부 원인으로는 단연 국내 증시 활황이 꼽힌다. 코스피가 이틀 연속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18일 65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동학개미들의 돈이 몰리면서 미래에셋대우의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겸 글로벌 투자전략고문이 강조해온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실적을 견인했다. ‘금융을 수출상품으로 만들자’는 박 회장의 진두지휘하에 미래에셋은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2011년 캐나다 운용사 호라이즌 인수 이후 2018년 전 세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려 당시 주목받던 미국의 신생 운용사 ‘글로벌X’를 인수했다. 현재 15개 지역, 40여 개의 네트워크를 갖춘 미래에셋은 해외 법인들을 통해서만 3분기에 2400억 원이 넘는 세전이익을 거둬들였다. 그룹 전체 세전이익의 약 17%에 달하는 규모로 뒤늦게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건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은 최근에는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콘텐츠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 있던 사내방송용 스튜디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여기에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문법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억 원을 들여 새로 단장한 스튜디오에서 주식 초보를 위한 정보성 콘텐츠는 물론이고 ‘서학개미’들을 위한 해외주식 투자 관련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보고서도 영상으로 제공한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0만 명을 넘어서며 유튜브의 ‘실버 버튼’을 획득했다. 실버 버튼은 구독자 10만 명을 넘은 채널을 대상으로 유튜브에서 주는 증표다. ‘주린이(주식투자+어린이를 합성한 신조어)를 위한 실전투자 따라하기’ 등을 제공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현재 1790만 건에 달한다.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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