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온-오프라인 결합 혁신… 아마존 위세-코로나에도 쑥쑥

김자현 기자

입력 2020-11-20 03:00 수정 2020-11-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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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시장전망 웃도는 실적
아마존 공세에 혹독한 체질개선… 기존 매장, 온라인과 결합해 개편
무료 당일배송 서비스도 내놔… 이커머스 플랫폼 M&A 적극 나서


미국의 ‘오프라인 유통공룡’ 월마트가 17일(현지 시간) 2020년 회계연도 3분기(8∼10월)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니만마커스, JC페니, 센추리21 등 미 대형 오프라인 유통회사들이 줄줄이 파산하는데도 유독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주식 분석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월마트는 ‘샀다 하면 오른다’는 말이 나오던 주식이다.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월마트의 3분기 총이익은 1347억 달러(약 150조5272억 원)로 작년 같은 기간(1280억 달러)에 비해 5.2%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1322억 달러)를 웃도는 실적이다. 1972년 상장 이후 계속된 주가의 추세적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주가가 3월 104.05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18일 149.09달러에 마감됐다.

2000년대 세계 최대 유통회사였던 월마트는 미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의 공세가 거세지자 ‘세상이 아마존화된다’는 ‘아마조니피케이션(Amazonification)’의 희생양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2016년 월마트의 매출액은 1980년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월마트는 아마존을 따라잡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이 결과 매출액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6년 초 61.46달러였던 월마트 주가는 올해 초 118.94달러로 올랐다. 4년간 갑절 가까이로 뛰었다.

월마트의 변화는 혹독한 체질 개선의 결과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해외 매장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기존 매장은 온라인과 결합해 ‘옴니버스 채널’로 만들었다. 거대한 매장 일부를 온라인 주문 상품을 처리하는 작업장으로 전환하거나 주차장 픽업, 드라이브스루 픽업(커브사이드) 등을 할 수 있게 구조를 바꾼 것이다. 매장 주차장은 ‘드라이브인 극장’으로 바꿔 매장을 찾는 고객을 배려했다.

미 전역에 구축해놓은 물류센터를 활용해 배송 시간을 줄이고 아마존과 배송 경쟁도 시작했다. 올해 9월 내놓은 회원제 무료 당일배송 서비스 ‘월마트 플러스(+)’ 서비스는 아마존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프라임’과 비슷하지만 연회비는 98달러로 아마존(119달러)보다 저렴하다. 월마트의 3분기 매장 내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6.4%였다. 반면 온라인 배송을 강화한 점포의 성장률은 79%에 이른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6년 급부상하던 전자상거래 회사 제트닷컴을 33억 달러에 인수했다. 2018년 아마존과의 경쟁 끝에 인도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플립카트 지분 77%를 160억 달러에 사들였다. 최근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인수전에 월마트가 뛰어든 것은 월마트가 디지털화를 어떻게 대비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최보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월마트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판매 채널 다각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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