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로나 재확산 여파… 산업생산 석달만에 뒷걸음

세종=구특교 기자 , 강유현 기자

입력 2020-09-30 03:00 수정 202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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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중 숙박-음식점 타격 커… 8월 제조업 생산도 마이너스로
기업체감경기 5개월만에 후퇴… 9월 산업지표는 더 악화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국내 산업생산이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5개월 만에 다시 꺾였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농림어업 제외)은 전달보다 0.9% 줄었다. 산업생산은 5월 1.2% 감소한 뒤 6월(4.1%), 7월(0.1%) 두 달간 상승했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이 1.0% 감소했다. 5개월 만의 감소세다. 8월 중순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의 영향을 많이 받은 숙박·음식점(―7.9%), 예술·스포츠·여가(―8.6%) 부문의 타격이 컸다.

광공업 생산(―0.7%)과 제조업 생산(―1.0%)도 모두 줄었다. 광공업 부문에선 반도체 생산(4.0%)이 증가한 반면에 식료품(―7.3%), 자동차(―4.1%)의 생산 부진이 심했다. 식료품 생산은 긴 장마로 빙과류 생산이 줄어 타격을 받았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보다 0.5%포인트 하락한 69.6%였다. 코로나 사태로 일감이 줄고 판로가 막혀 사흘 중 하루는 공장을 돌리지 못한 셈이다. 제조업 가동률은 생산 능력에 비해 제품을 얼마나 생산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80%대를 정상 가동률로 본다.

설비 투자는 한 달 전보다 4.4% 줄었다. 기계류(―5.8%), 운송장비(―0.2%) 투자가 모두 줄어든 탓이다. 건설사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도 7.1% 감소해 2015년 3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다만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3.0% 늘었다. 7월(―6.0%) 소비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특히 코로나 재확산으로 ‘집콕’ 수요가 늘면서 가전제품 등 내구재(12.7%) 판매가 많이 늘었다. 8월 가전제품 소매판매지수(197.7)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5년 이후 가장 높았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길었던 장마에 건조기 등이 많이 팔린 데다 가전 구매 환급제 종료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에는 8월 중순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 여파가 부분적으로만 반영돼 9월 산업활동 지표는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 역시 5개월 만에 후퇴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모든 업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4로 전달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BSI가 100 이하이면 향후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특히 비제조업과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가 더 나빴다. 제조업 업황 BSI(68)는 전달보다 2포인트 올랐지만 비제조업(62)은 4포인트 내렸다. 중소기업 업황 BSI도 4포인트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3분기(7∼9월) 경기 반등이 힘들어진 것은 물론이고 4분기(10∼12월)에도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4분기 V자형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 국내 경제가 ‘더블딥’(경기 재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어 매우 더딘 속도로 나이키형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구특교 kootg@donga.com / 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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