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1조’ 셀트리온 3社 합병, 기대감-신중론 교차

김자현 기자 , 홍석호 기자

입력 2020-09-29 03:00 수정 2020-09-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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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후 ‘일감 몰아주기’ 부담 덜어… 국내 최대 제약사로 도약 기대
“사업구조 변화 따져봐야” 지적도
소액주주들 움직임도 변수로
3社 주가, 상승-보합-하락 엇갈려


계열사 합병을 통해 시가총액 50조 원이 넘는 ‘공룡 제약사’로 재탄생하는 계획이 발표된 셀트리온그룹 제약 3사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털고 국내 최대 제약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사업구조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합병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28일 서울 증시에서 셀트리온 제약 3사의 주가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제약의 주가는 전날보다 6900원(6.68%) 오른 11만200원에 마감됐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낮다는 시장의 평가에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은 1.35% 떨어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날과 큰 변동이 없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의 연구·생산을 맡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생산 물량을 각각 해외와 국내에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회사다.

셀트리온그룹은 25일 장 마감 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 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했다고 공시했다. 내년 말까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합병해 셀트리온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고려해 제약 3사 합병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약품 복제약)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한 뒤 해외에 재판매하는 사업 구조가 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낳았다. 합병이 완료되면 이 같은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합병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뛰어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제약회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8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34조4234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13조3093억 원), 셀트리온제약(3조9463억 원)의 시가총액은 모두 51조6790억 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45조3230억 원)보다 많고, SK하이닉스(60조602억 원)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시총 3위에 해당한다.

합병에 대해 증권가와 금융투자업계에선 사업 구조 측면에서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 회장이 지속적으로 언급한 ‘원(One) 셀트리온’의 첫걸음이라는 것.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합병 이후 단일 회사에서 개발, 생산, 유통, 판매를 할 수 있어 거래 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 사업 투명성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아직 합병 효과를 예상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합병에 따른 사업부 이전 등 사업구조 변화 계획이 따로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규모가 커지면 사업을 쪼개는 분사가 업계의 일반적 흐름이었는데 셀트리온은 이례적”이라며 “합병 방식이나 합병 후 매출 규모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의 움직임도 변수다. 합병은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승인된다. 소액주주 반대가 많으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소액주주는 6월 말 기준 59.8%를 차지한다.

김자현 zion37@donga.com·홍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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