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딜’ 아시아나, 연내 자회사 분리 매각 추진
변종국 기자 , 김형민 기자
입력 2020-09-25 03:00 수정 2020-09-25 03:00
채권단, 기존 통매각 방침서 선회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연내 자회사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패키지로 묶어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 항공업계 구조조정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와 채권단은 아시아나 자회사를 연내에 대부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아시아나와 자회사를 통으로 매각하려던 계획 대신 자회사들을 시장에 각각 내놓겠다는 것이다. 매각 가능성을 높여 아시아나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자회사들을 떼어내 아시아나의 몸값을 낮춰 추후 재매각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시아나는 산하에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인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예약 서비스 업체 아시아나세이버, 시설관리 업체 아시아나개발 등 6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와 함께 골프장과 리조트를 보유한 금호리조트, 금호고속관광 등 손자회사도 있다. 이들 자회사를 개별 매각하면 인수자를 구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몸값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게 아시아나와 채권단의 계산이다.
특히 아시아나와 채권단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패키지로 묶어 약 800억 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경남 거점이 있고 최근엔 인천국제공항으로 진출해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다. 운영 노하우와 정비력 등을 갖추고 있어 시장에선 알짜라는 평가를 받는다. 에어서울은 연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지만 일본과 동남아뿐만 아니라 최근엔 국내선 취항도 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상장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의 경우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2000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금호리조트가 보유하고 있는 회원제 골프장인 아시아나CC도 약 22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물이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지가 변수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패키지 매각 등이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올해 안에 두 회사를 동시에 사갈 잠재 매수자가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패키지 매물로 나올 경우 국내 LCC 시장의 판이 새로 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과 신규 LCC인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여서 항공사 간 통합 및 공동 운항 등 합종연횡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실제 이스타항공 인수 희망자들 중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매각에 관심을 갖던 곳이 있다”며 “한 곳만 인수해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항공사 여러 곳을 동시에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는 전략으로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총 9개의 LCC가 있는데 에어서울, 에어부산, 이스타항공을 모두 인수할 경우 지난해 기준 국제선 점유율이 13.7%에 이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의 가치는 운수권과 노선, 슬롯(특정 시간에 공항을 사용하는 권리) 등인데 이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라며 “인수 뒤 중복 노선 조정이나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를 통합하지 않고 동맹에 준하는 협력 관계를 만들어 공동 운항 및 공동 경영을 해나갈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협력관계를 맺어 공동 운항 등을 검토했으며, 제주항공도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뒤 공동 경영을 해나갈 계획이었다.
변종국 bjk@donga.com·김형민 기자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연내 자회사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패키지로 묶어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 항공업계 구조조정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와 채권단은 아시아나 자회사를 연내에 대부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아시아나와 자회사를 통으로 매각하려던 계획 대신 자회사들을 시장에 각각 내놓겠다는 것이다. 매각 가능성을 높여 아시아나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자회사들을 떼어내 아시아나의 몸값을 낮춰 추후 재매각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연내 계열사 분리 매각
아시아나는 산하에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인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예약 서비스 업체 아시아나세이버, 시설관리 업체 아시아나개발 등 6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와 함께 골프장과 리조트를 보유한 금호리조트, 금호고속관광 등 손자회사도 있다. 이들 자회사를 개별 매각하면 인수자를 구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몸값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게 아시아나와 채권단의 계산이다.
특히 아시아나와 채권단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패키지로 묶어 약 800억 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경남 거점이 있고 최근엔 인천국제공항으로 진출해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다. 운영 노하우와 정비력 등을 갖추고 있어 시장에선 알짜라는 평가를 받는다. 에어서울은 연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지만 일본과 동남아뿐만 아니라 최근엔 국내선 취항도 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상장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의 경우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2000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금호리조트가 보유하고 있는 회원제 골프장인 아시아나CC도 약 22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물이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지가 변수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패키지 매각 등이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올해 안에 두 회사를 동시에 사갈 잠재 매수자가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 요동치는 항공업계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패키지 매물로 나올 경우 국내 LCC 시장의 판이 새로 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과 신규 LCC인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여서 항공사 간 통합 및 공동 운항 등 합종연횡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실제 이스타항공 인수 희망자들 중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매각에 관심을 갖던 곳이 있다”며 “한 곳만 인수해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항공사 여러 곳을 동시에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는 전략으로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총 9개의 LCC가 있는데 에어서울, 에어부산, 이스타항공을 모두 인수할 경우 지난해 기준 국제선 점유율이 13.7%에 이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의 가치는 운수권과 노선, 슬롯(특정 시간에 공항을 사용하는 권리) 등인데 이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라며 “인수 뒤 중복 노선 조정이나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를 통합하지 않고 동맹에 준하는 협력 관계를 만들어 공동 운항 및 공동 경영을 해나갈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협력관계를 맺어 공동 운항 등을 검토했으며, 제주항공도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뒤 공동 경영을 해나갈 계획이었다.
변종국 bjk@donga.com·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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