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5개월째 감소… ‘실업자 114만명’ 21년 만에 최악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0-08-13 03:00 수정 2020-08-13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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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취업자 27만7000명 줄어… 감소폭은 5월부터 석달째 둔화
“그냥 쉬었다” 232만명 달해
청년층 체감실업률 26%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한파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취업자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실업자와 실업률은 21년 만에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고 구직 활동을 아예 포기하거나 일시 휴직한 이들도 최대에 달했다.

12일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10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만7000명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3월 취업자가 19만5000명 줄어든 뒤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8개월(1∼8월) 연속 감소 이후 11년 만의 최장 기간 감소세다. 다만 감소 폭은 4월(―47만6000명)을 정점으로 3개월째 완화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22만5000명)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도소매업(―12만7000명), 교육서비스업(―8만9000명) 등 서비스업 관련 업종도 감소 폭이 컸다.

6월 소비와 생산, 투자 등 3대 산업지표가 동반 상승했지만 경기 후행 지표인 고용까지는 아직 훈풍이 닿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관광객이 줄어 서비스업 취업자가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1000명 늘어 11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1년 새 0.1%포인트 오른 4.0%였다. 실업자와 실업률 모두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0%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15∼29세)의 고용 상황은 더 악화돼 2월부터 6개월째 취업자 수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19만5000명 줄어 전 연령층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확장실업률은 25.6%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7월 기준 최고였다.

고용시장의 문이 좁아지면서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동월보다 50만2000명 늘어난 1655만1000명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인구는 231만9000명으로 10.8%(22만5000명) 늘었다. 두 수치 모두 7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실업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취업 활동에 나서지 못할 정도로 고용시장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휴직한 뒤 일자리에 복귀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일시휴직자(68만5000명)도 53.7%(23만9000명) 급증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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