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줄인상… 코로나도 못꺾은 ‘명품 콧대’

김은지 기자

입력 2020-07-03 03:00 수정 2020-07-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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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프라다-불가리-티파니 대부분 브랜드 5~20% 올려
백화점 6월 명품 매출 24~40%↑


국내에 진출한 해외 명품 브랜드가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패션 브랜드 크리스챤디올이 이날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레이디 디올백’ 등 디올의 인기 제품 가격이 10∼20% 올랐다. 레이디 디올 미디엄 백의 가격은 550만 원에서 620만 원으로 12.7% 인상되며, 레이디 디올 미니 백은 445만 원에서 510만 원으로 14.6% 올랐다. 디올은 앞서 지난해 10월 주요 제품 가격을 10% 올린 데 이어 5월에는 스카프 품목의 가격을 13%씩 인상했다.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는 1일부터 ‘비제로원’ 등 인기 주얼리 제품의 가격을 최대 10%가량 올렸다. 신혼부부 결혼반지로 잘 알려진 ‘비제로원 1밴드 링’의 일부 제품은 148만 원에서 159만 원으로 7.4%가량 올랐다. 앞서 불가리는 올 4월에도 주얼리, 시계 등 인기 제품의 가격을 3% 인상했다.

올 5월 초 루이비통이 핸드백, 의류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주요 브랜드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구찌, 펜디, 프라다 등 패션 브랜드는 물론이고 티파니 등 주얼리 브랜드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가격 인상은 한국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인상률은 5∼20%로 상당히 큰 폭이다.

여러 브랜드가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은 견고한 수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루이비통, 셀린, 불가리 등을 보유한 글로벌 그룹 LVMH의 1분기(1∼3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줄었다. 중국의 매출 감소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LVMH는 수년간 사상 최고 연매출을 기록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등의 영향으로 이 브랜드들을 찾는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6월 관련 품목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6%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도 매출이 각각 28.8%, 24% 올랐다.

일부 브랜드가 가격을 올린다는 소식에 손님이 더 몰려들기도 한다. 올해 5월 14일 샤넬이 ‘클래식백’ 등 인기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격 인상 전 물건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백화점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고 있다가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 런’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디올 역시 인상 소식이 알려진 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매 인증글 수십 건이 연이어 올라오기도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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