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생, 손 안보여요” 온라인 커닝 막는 IT

유근형 기자

입력 2020-06-29 03:00 수정 2020-06-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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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온라인 시험감독’ 솔루션… 모니터 화면으로 응시생 9명 관리
손 사라지거나 잡담 소리땐 경고… 대학들, ‘줌’ 등 화상회의체계 활용
응시생 외 타인 입장 막는 기능도


삼성 계열사의 한 사내 시험 현장에서 온라인시험 화상감독 시스템을 활용해 시험 감독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SDS 제공
“7번 응시생, 손을 화면이 보이는 쪽에 두세요. 주의바랍니다.”

온라인상으로 입사 시험을 치르던 응시생 한 명에게 이 같은 메시지가 전송됐다. 감독관이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응시생에게 경고를 준 것이다. 감독관의 모니터 화면에는 9명의 응시생 중 요주의 응시생의 모습이 가장 큰 사이즈로 정중앙에 배치됐다. 온라인 화상 시험감독 솔루션 ‘브리티 미팅’의 감시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가의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공정성 논란이 일면서 교수가 매긴 성적 대신 이수한 것으로만 표기하는 ‘패스(PASS) 제도’를 도입하자는 움직임까지 있다. 이에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IT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SDS는 화상회의 솔루션 ‘브리티 미팅’을 업그레이드해 ‘온라인 시험 감독 솔루션’으로 진화시켰다.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등 삼성 계열사의 사내 시험에 활용되고 있다.

응시생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브리티 미팅’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고, 본인 인증을 한 뒤 가상의 방에 입장해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시험 시작 전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PC화면, 시험을 치르는 방의 모습 등을 사전 촬영해 감독관이 제시한 기준을 통과해야 응시 자격이 생긴다. 시험시간에는 PC화면, 자신의 얼굴, 손이 모두 나오도록 실시간 촬영과 녹화가 진행된다. 손이 화면에서 사라지거나, 불필요한 대화 소리가 나면 경고 메시지를 본인에게만 전달한다. 삼성SDS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응시자의 부정행위 의심 행동을 시스템이 잡아내는 기술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S 임재환 인텔리전트워크스페이스팀장(상무)은 “화상회의 시스템은 참여자 모두와 소통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온라인 감독시스템은 다른 응시자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특정 응시자와 감독자가 1 대 1로 소통할 수 있게 설계됐다”며 “이 시스템을 활용하려는 대학과 일반 회사 등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줌(Zoom), 웨벡스(Webex) 등 화상회의 시스템을 온라인 시험 감독에 활용하는 대학들도 많다. 줌은 시험 응시생 이외에 다른 사람의 입장을 막는 ‘잠금 기능’을 탑재했고, ‘강제 내보내기’ 기능도 갖췄다. 응시자가 시험 응시생들이 모이는 방에 곧장 입장하지 않게 하고, 대기하면서 시험 준비상태를 점검하는 ‘대기 공간’ 기능도 강화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감독 시스템의 사각시대에서 이뤄지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IT서비스기업들의 아이디어 싸움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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