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냉각에… 서울 갭투자 15.1→3.5% 급감
정순구 기자
입력 2020-04-03 03:00 수정 2020-04-03 03:00
부동산 규제-코로나 쇼크 겹치며 단기 시세차익 노린 투자수요 급감
집값 상승률 서울 1위였던 광진구… 갭투자 비율 20%→1% ‘실종사태’
“침체 이어질듯… 투자 신중해야”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의 갭투자 비율이 지난해 말 대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 수요가 빠르게 줄고 있다.
2일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업체인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갭투자 비율은 지난해 12월 15.1%에서 올해 1월 8.8%로 줄었고, 2월에는 3.5%를 기록하며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갭투자란 매매가격과 전세금 차이(gap·갭)만큼의 금액으로 주택을 매입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를 말한다. 세입자의 전세금을 차입 자본으로 활용해 주택을 구입한다는 뜻이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갭투자는 성공하면 큰 수익률을 얻게 되지만 실패했을 때 위험성도 크다”며 “가격 상승률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하지만, 매매가격이 하락해 전세금과 역전되면 투자자뿐 아니라 세입자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갭투자는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컸던 곳에서 많이 이뤄졌다. 광진구의 지난해 하반기(6월 말 대비 12월 말)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상승률은 16%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갭투자 비율도 지난해 12월 20.1%로 서울 20개 자치구 중 최대였지만 올해 2월에는 1%로 급락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139건의 아파트 거래 중 28건이 갭투자로 이뤄졌지만 2월에는 96건의 거래 중 단 1건만 갭투자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이 기간 강남구의 갭투자 비율은 19.1%에서 5.2%로 내렸다. 서초구는 16.9%에서 2.8%로, 송파구도 18.4%였던 수치가 7.3%로 떨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갭투자 비율이 급감하는 것을 서울 아파트의 미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갭투자 자체가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목표로 하는 만큼,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시점에서는 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12·16부동산대책과 올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급랭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떨어졌다.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하락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39주 만이다.
부동산 컨설팅 및 분석 전문업체인 R&C의 양지영 연구소장은 “코로나19가 쉽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여전한 만큼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 하락기에 갭투자에 나서면 장기 투자가 아닌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집값 상승률 서울 1위였던 광진구… 갭투자 비율 20%→1% ‘실종사태’
“침체 이어질듯… 투자 신중해야”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의 갭투자 비율이 지난해 말 대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 수요가 빠르게 줄고 있다.
2일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업체인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갭투자 비율은 지난해 12월 15.1%에서 올해 1월 8.8%로 줄었고, 2월에는 3.5%를 기록하며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갭투자란 매매가격과 전세금 차이(gap·갭)만큼의 금액으로 주택을 매입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를 말한다. 세입자의 전세금을 차입 자본으로 활용해 주택을 구입한다는 뜻이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갭투자는 성공하면 큰 수익률을 얻게 되지만 실패했을 때 위험성도 크다”며 “가격 상승률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하지만, 매매가격이 하락해 전세금과 역전되면 투자자뿐 아니라 세입자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갭투자는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컸던 곳에서 많이 이뤄졌다. 광진구의 지난해 하반기(6월 말 대비 12월 말)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상승률은 16%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갭투자 비율도 지난해 12월 20.1%로 서울 20개 자치구 중 최대였지만 올해 2월에는 1%로 급락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139건의 아파트 거래 중 28건이 갭투자로 이뤄졌지만 2월에는 96건의 거래 중 단 1건만 갭투자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이 기간 강남구의 갭투자 비율은 19.1%에서 5.2%로 내렸다. 서초구는 16.9%에서 2.8%로, 송파구도 18.4%였던 수치가 7.3%로 떨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갭투자 비율이 급감하는 것을 서울 아파트의 미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갭투자 자체가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목표로 하는 만큼,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시점에서는 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12·16부동산대책과 올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급랭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떨어졌다.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하락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39주 만이다.
부동산 컨설팅 및 분석 전문업체인 R&C의 양지영 연구소장은 “코로나19가 쉽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여전한 만큼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 하락기에 갭투자에 나서면 장기 투자가 아닌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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