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노선도 닫힐라” 항공업계, 韓 입국 금지 국가 확산에 ‘전전긍긍’

뉴스1

입력 2020-02-27 09:42 수정 2020-02-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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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초기 중국 본토와 함께 한국인에게 기피 대상으로 꼽혀왔던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지역에서 한국인 입국절차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미 코로나19 직격탄으로 노선을 대거 감축한 항공사 입장에서는 남아 있는 노선마저 추가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3월부터는 비수기가 시작되는 만큼 유휴 인력 및 기재에 따른 고정비 지출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하루 3편씩 운항하던 인천∼홍콩 노선의 운항을 28일까지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하루 2편 운항하던 인천~홍콩 노선을 29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주7회 운항 중인 인천~홍콩 노선을 3월2일부터 28일까지 비운항하기로 했다. 에어서울은 주7회 운항 중인 해당 노선 운항을 3월15일까지 일시 중단한다. 제주~홍콩 노선을 주3회 운항 중인 이스타항공도 3월 초부터 해당 노선 운휴에 들어간다.

이는 홍콩 정부가 지난 25일부터 한국에서 오는 비홍콩인이나 14일 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비홍콩인들의 홍콩 입국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대만에서도 한국발 모든 여행객을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은 타이베이, 가오슝 등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추후 재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알짜배기’ 노선으로 꼽히는 몽골 하늘길도 몽골 정부 요청으로 인해 중단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에어부산은 김해~울란바토르 노선이 대상으로, 3월 초까지 일주일간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2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모니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주의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국민에 한국행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 News1
이밖에 장거리 지역인 미국도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격상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4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3단계 ‘경고’로 격상했다. 또 미국 주요 항공사들의 경우 한국행 항공권 취소에 대해 수수료 면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주 노선은 국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취항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양 항공사가 차지하는 미주노선 매출 비중은 대한항공이 30%, 아시아나항공이 21%다. 이들 항공사는 당장 입국금지 조치로 인한 운항 불가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수요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국가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홍콩,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16개국에 달한다. 여기에 영국, 마카오, 싱가포르, 태국 등 11개국은 한국발 입국자를 일정 기간 격리하는 등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

이미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후 80개 이상의 중국 노선을 잇달아 감축했고, 수요 부진이 이어지며 동남아 주요 노선도 비운항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새롭게 투입될 노선 역시 마땅하지 않아 해외 국가의 입국제한이 확산될 경우 업계에 미칠 타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3월부터 비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항공사들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기재 및 인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건비, 리스비 등 막대한 고정비용만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어차피 현재도 중국, 동남아 등 대부분 노선이 비운항 조치돼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지만 그전까지 비상경영 긴축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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