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은 中 생화학 무기, 페북 가짜계정까지”…괴소문 ‘일파만파’

뉴스1

입력 2020-01-29 14:15 수정 2020-01-2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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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 환자가 격리된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우한 폐렴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직장인 A씨는 연휴가 끝난 첫날 출근하자마자 모바일 메신저로 다수의 메시지를 받았다. 연휴 내내 걱정스러웠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실은 중국 정부가 개발하던 대량살상 생화학무기였으며, 이번에 연구소에서 실수로 누출되면서 자국에서 감염병이 급속히 확산됐다는 내용이다. 페이스북에 들어가보니 코로나바이러스 실시간 대응 상황소라는 계정이 있었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콘텐츠가 많았지만 알고보니 가짜 계정이었다.

29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나 모바일메신저, 동영상 플랫폼 등에는 우한폐렴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4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의심대상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사칭한 페북 계정 등장…자율규제 차원서 삭제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는 질병관리본부를 사칭하거나 #코로나바이러스대책본부 #코로나바이러스 실시간 대응 상황소와 같은 계정이 개설돼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퍼트렸다. B병원에 바이러스 환자가 신고도 하지 않고 들어왔다거나 특정 지하철역에서 쓰러진 중국인 남성이 알고보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였다는 식이다.

페이스북은 이같은 계정이 질병관리본부를 사칭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율규제 차원에서 해당 계정을 삭제했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현재 유튜브나 모바일메신저 등으로 허위조작정보가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이 내용 중 하나는 중국이 대량살상 무기로 바이러스 생화학무기를 개발하고 있었으며 이번 우한폐렴은 해당 바이러스가 유출돼 발생한 사고라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생물학전쟁 전문가를 인용, ‘최근 중국이 생화학 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한 폐렴의 발생이 이 무기 개발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유력 매체가 바이러스 무기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도하자 유튜브 등 주요 동영상 서비스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관련 음모론을 제기하는 콘텐츠가 수천건씩 올라왔다.

한 유튜버(박00TV)는 “베이징(중국정부)이 캐나다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훔쳐 이를 생화학 무기로 만들었다”면서 “사우디에서 발병한 60세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환자의 폐에서 나온 코로나바이러스를 변조해 무기화한 것으로 이미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무기 외에 치사율이 높은 에볼라바이러스도 무기화 했다”고 주장했다.

◇확진자가 가지도 않은 쇼핑몰, 우한폐렴 연관지로 퍼져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 환자가 격리된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병원관계자가 우한 폐렴 의상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또 다른 괴소문은 특정 쇼핑몰이나 대형 건물 등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출입을 통제하고 격리해야 한다는 소문이다.

이같은 소문은 3번째, 4번째 확진자가 중국에서 귀국하고도 설 연휴동안 도심을 활보했기 때문에 접촉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상태여서 더욱 시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례로 3번째 확진자의 경우 경기도 고양스타필드에 들러 쇼핑을 했다는 잘못된 정보가 알려지면서 인근지역 거주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서는 “나도 연휴에 아이 데리고 고양스타필드를 다녀왔는데 어쩌면 좋으냐”고 호소하거나 “쇼핑몰을 당장 폐쇄해야 한다”는 격한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잘못된 정보로 인해 국내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적 콘텐츠까지 확산하자 정부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최근 우한폐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하는 가짜뉴스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면서 “인터넷 포털 사업자와 협력해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확산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방심위는 “우한폐렴에 대해 각별히 주의하고 개개인이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 등 조심하는 태도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특정 지역 거주자나 병원, 특정건물 이용자 등을 차별하는 등의 콘텐츠는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국민들이 접하는 다양한 매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를 통해 지난 23일부터 우한폐렴과 관련한 재난특보, 국민행동요령 등을 방송하고 있으며, 수어와 영어자막으로도 동시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사회적 혼란과 국민의 과도한 불안을 야기하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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