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성장하던 중국 앱 틱톡 ‘빨간불’

김재형 기자

입력 2019-12-13 03:00 수정 2019-12-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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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대에 선풍적 인기 ‘15초 영상’… 모회사 바이트댄스 기업가치 89조원
美 안보 이유 견제-검열논란에 주춤… 10대들 유튜브로 이동도 대형 악재
국내도 올 들어 사용자 70만명 줄어



무섭게 성장하던 중국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중 무역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겨냥했던 미국이 이번엔 틱톡에 대해 “중국 정보당국에 협력하고 있다”며 또다시 보안 이슈를 걸고넘어졌다. 국내에서도 이 앱의 주된 사용자층인 10대가 대거 이탈하고 있어 틱톡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은 15초짜리 짧은 영상으로 소통하는 SNS로 미국, 일본, 인도 등 전 세계 10, 20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기업가치 750억 달러(약 89조 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두면서 유튜브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기도 했다.

급성장세를 보이던 틱톡에 위기감이 감돌기 시작한 것은 올해 하반기(7∼12월) 들어 각종 보안 이슈가 터지면서다. 지난달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바이트댄스가 2017년 립싱크 앱 ‘뮤지컬리’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부정 이용 등의 혐의가 발생했다”며 “국가 안보상 위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틱톡의 개인정보 처리 지침에 따르면 위치정보 등 이용자의 각종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장위구르 무슬림 탄압 사태’ 등을 설명하던 한 미국인 무슬림 소녀의 영상이 삭제되는 등 검열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했다. 미 육군 또한 최근 병사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시키면서 미 국가적 차원에서 틱톡을 안보 위협 요소로 보고 배척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센서타워는 3분기(7∼9월) 틱톡의 신규 다운로드가 1억7700만 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12일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국내 틱톡 사용자 수(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올해 2월 약 34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해 10월 현재 266만 명으로 줄었다. 특히 주된 사용자였던 10대의 비율이 2월 31.8%에서 10월 19.8%로 대폭 감소하면서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기간 경쟁자로 꼽히던 유튜브의 사용자 수는 73만 명가량 증가했다.

바이트댄스는 서비스 명칭을 수정하는 것을 포함해 ‘중국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한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는 “메신저가 아닌 놀이 문화로 틱톡을 즐기던 10대 이용자가 유튜브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최근 미국발 보안 이슈 악재까지 터지면서 틱톡의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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