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는 백조 세탁기에” “애니콜, 한국 지형에 강하다”
김현수 기자
입력 2019-12-12 03:00 수정 2019-12-12 03:00
[동아일보 100년 맞이 기획/한국기업 100년, 퀀텀점프의 순간들]
동아일보에 실린 그때 그 광고
1970년 7월 30일 신제품 출시를 앞둔 금성사(현 LG전자)의 ‘백조 세탁기’ 신문광고 문구. 금성은 1969년 국내 최초로 국산 세탁기 백조(WP-181)를 내고 소비자들에게 세탁기가 왜 필요한지 설파했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상품을 알리는 광고에는 당시의 시대상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백조 세탁기는 국내 최초 합성세제 ‘하이타이’와도 관계가 깊었다. 광고 하단에 “세탁기용 합성세제로 럭키 하이타이를 권합니다”라고 쓰여 있을 정도다. 하이타이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신구 당시 락희유지(현 LG생활건강) 상무의 하이타이 개발을 측면 지원한 것이 바로 금성사의 백조 세탁기다. 마침 금성사가 1964년 세탁기 개발에 착수해 ‘빨래에는 세탁비누가 최고’라는 당시 임원들의 반대를 잠재울 수 있었다.
1966년 출시한 하이타이와 1969년 나온 백조 세탁기는 이른바 ‘공동 마케팅’을 통해 한국의 빨래 문화를 바꾼 것이다.
1979년 12월 17일. 40년 전 서울 명동 일대에 ‘핫 플레이스’ 롯데백화점이 생겼다. 롯데백화점 본점 광고는 ‘백화점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줬다. 당시 광고에는 “롯데쇼핑은 21세기 쇼핑스타일을 창조하는 수도 800만 시대 초현대식 백화점”이라며 “값싼 연필 한 자루에서 귀금속에 이르기까지 30만여 종의 물건을 갖췄다”고 썼다. 당시 백화점 세일 코너, 화려한 분수대, 식당가, 어린이 놀이공간 등은 물건을 사는 것이 엔터테인먼트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쇼핑 문화를 알렸다.
1994년 삼성전자 휴대전화 ‘애니콜’은 ‘한국 지형에 강하다’는 유명한 문구를 남겼다. 당시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 모토로라가 한국 시장을 뒤흔들려 하자 ‘애니콜은 산이 많은 한국 지형에 맞춰 개발한 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동아일보에 실린 그때 그 광고
금성(현 LG전자) 백조 세탁기 광고(1970년·위 사진)와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 개점 광고(1979년). 동아일보DB
“빨래는 시간의 낭비입니다. 빨래는 금성 백조 세탁기에 맡기시고, 여유 있는 현대가정을 가꿔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1970년 7월 30일 신제품 출시를 앞둔 금성사(현 LG전자)의 ‘백조 세탁기’ 신문광고 문구. 금성은 1969년 국내 최초로 국산 세탁기 백조(WP-181)를 내고 소비자들에게 세탁기가 왜 필요한지 설파했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상품을 알리는 광고에는 당시의 시대상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백조 세탁기는 국내 최초 합성세제 ‘하이타이’와도 관계가 깊었다. 광고 하단에 “세탁기용 합성세제로 럭키 하이타이를 권합니다”라고 쓰여 있을 정도다. 하이타이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신구 당시 락희유지(현 LG생활건강) 상무의 하이타이 개발을 측면 지원한 것이 바로 금성사의 백조 세탁기다. 마침 금성사가 1964년 세탁기 개발에 착수해 ‘빨래에는 세탁비누가 최고’라는 당시 임원들의 반대를 잠재울 수 있었다.
1966년 출시한 하이타이와 1969년 나온 백조 세탁기는 이른바 ‘공동 마케팅’을 통해 한국의 빨래 문화를 바꾼 것이다.
1979년 12월 17일. 40년 전 서울 명동 일대에 ‘핫 플레이스’ 롯데백화점이 생겼다. 롯데백화점 본점 광고는 ‘백화점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줬다. 당시 광고에는 “롯데쇼핑은 21세기 쇼핑스타일을 창조하는 수도 800만 시대 초현대식 백화점”이라며 “값싼 연필 한 자루에서 귀금속에 이르기까지 30만여 종의 물건을 갖췄다”고 썼다. 당시 백화점 세일 코너, 화려한 분수대, 식당가, 어린이 놀이공간 등은 물건을 사는 것이 엔터테인먼트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쇼핑 문화를 알렸다.
1994년 삼성전자 휴대전화 ‘애니콜’은 ‘한국 지형에 강하다’는 유명한 문구를 남겼다. 당시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 모토로라가 한국 시장을 뒤흔들려 하자 ‘애니콜은 산이 많은 한국 지형에 맞춰 개발한 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 밖에 1993년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 남성 화장품 ‘트윈엑스’의 ‘나, X세대? 나를 알 수 있는 건 오직 나!’, 1999년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브랜드 ‘TTL’의 ‘처음 만나는 자유, 스무 살의 011’ 등은 젊은층의 부상을 반영한 광고 문구로 통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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