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브라질공장 완공… ‘5대양 6대주 생산망’ 구축하다

동아일보

입력 2012-11-12 03:00 수정 2012-11-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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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키트’ 방식… 年 15만대 생산… 전세계 7곳에 해외 생산기지
“파업-자연재해 대처능력 확보”



현대자동차그룹이 5대양 6대주에 걸친 해외 생산망 구축에 마침표를 찍었다. 브라질 공장의 완공으로 러시아 인도 중국을 포함한 ‘브릭스(BRICs)’ 국가와 미국 체코 터키 등 세계 7곳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마련한 것이다.

현대차는 9일(현지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주 피라시카바에서 연간 1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의 준공식을 열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많은 분의 도움으로 약 2년간의 공장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와인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는 속담처럼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셸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은 “세계적 기업인 현대차가 지역사회와 협력해 이곳에 공장을 건설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화답했다.


○ 정 회장 ‘붉은 넥타이’에 밝은 표정

현대자동차그룹이 9일(현지 시간) 현대차 브라질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정몽구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미셸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한 신차 ‘HB20’ 앞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 회장은 줄곧 밝은 표정이었다. 시무식이나 준공식 등 중요 행사에 나설 때 즐겨 매는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차가 참 잘 나왔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는 “브라질 공장의 가동으로 공장에서만 2000여 명, 함께 진출한 8개 국내 협력회사에서 3000여 명 등 모두 5000여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며 “20개 현지 부품업체도 육성해 브라질 자동차산업과 지역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현대차 브라질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관 고용효과까지 고려해 지역사회에 약 2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브라질에 도착하기에 앞서 최근 연료소비효율(연비) 논란이 불거진 미국을 찾아 “발 빠르게 대처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귀국길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들러 경기침체가 길어지는 유럽시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 회장과 테메르 부통령을 비롯해 제라우두 알크민 상파울루 주지사, 바르자스 네그리 피라시카바 시장, 구본우 주브라질 대사,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 부품상자 이동하면서 재료 공급

현대차가 총 7억 달러(약 7700억 원)를 들여 준공한 브라질 공장은 부품을 생산라인 옆에 쌓아두고 조립하는 기존 방식 대신 부품을 실은 상자가 생산라인을 타고 이동하면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재료를 공급하는 ‘원 키트(one-kit)’ 방식을 도입했다. 현대차로서는 처음이다. 현대차 측은 “원 키트 방식을 적용하면 생산 공간의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어 향후 증설이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공장 주변에는 구아룰류스 국제공항과 산투스 항이 있어 부품과 완성차를 실어 나르기 쉽다.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완성차 현지 공장과도 가까워 자동차 부품의 공급이 수월하고 인적자원도 풍부하다.

브라질 공장의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은 해외에서 연간 369만 대(현대차 265만 대, 기아차 104만 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내년에 현대차 터키 공장이 생산능력을 10만 대 늘리고, 2014년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아차 중국 옌청(鹽城) 3공장을 증설하면 해외에서 총 40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생산능력(약 350만 대)을 더하면 2014년에는 그룹 전체로 최대 759만 대의 양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 측은 “세계 곳곳에 생산망을 구축함에 따라 파업이나 자연재해 등 각종 위기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피라시카바=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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