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기차 산업 등 ‘샌드위치 신세’… 中에 치이고 美日에 밀려

도쿄=이상훈 특파원 , 박현익 기자

입력 2022-11-24 03:00:00 수정 2022-11-24 03: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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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고속 성장’ 中, 전기차 全분야 장악
韓-日 기업들은 점유율 더 떨어져
애플-샤오미, 스마트폰 1위 맹추격
“美 IRA법 맞춰 전략 적극 수립해야”



“과거엔 한국과 일본이 (세계 시장에서) 각축을 벌였지만 이제는 중국이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3일 첨단산업 분야의 글로벌 경쟁 구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특히 향후 최대 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중국은 완성차-배터리-소재 및 부품에 이르는 전 분야에 걸쳐 1위 자리를 굳히거나 선두를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미국에 밀리고 중국에 치이는 한국 첨단산업의 ‘샌드위치 형국’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10여 년간 한국에 수출로 돈을 벌게 해주는 ‘달러 박스’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스마트폰에서 선두 자리를 위협당하고 미래 산업인 첨단 제조업 분야 점유율에서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전기차 全 분야 중국이 장악

중국은 전기차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할 뿐 아니라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세계 시장 1위인 중국이 지난해 점유율을 전년 대비 12.2%포인트나 높인 반면 2위 한국은 점유율이 4.1%포인트 떨어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 배터리용 절연체 분야에서 상하이에너지 등 중국 업체의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전년보다 6.1%포인트 높아진 38.9%였다. 세계 4위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점유율(9.9%)은 전년보다 0.5%포인트 줄었다. 테슬라(20.7%)가 세계 시장을 장악해온 전기차 완성차 분야에서도 중국은 상하이자동차(12.8%), 비야디(BYD·6.8%) 등이 점유율을 높였다.

중국 전기차 관련 산업의 빠른 성장은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 정책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는 자국 배터리를 탑재해야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 등 외국 기업들은 중국에 공장이 있어도 보조금 정책에서 배제됐다”며 “전 세계 생산 전기차 10대 중 5, 6대가 중국에서 나온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자국 배터리만 쓰도록 하니 전기차 분야 점유율이 함께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배터리 소재 분야 성장도 빠르다. 중국 기업들은 핵심 원료 조달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양극재 및 음극재 시장에서 각각 56%, 7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뒤늦게 소재 산업에 뛰어든 한국은 양극재 20%, 음극재 8% 정도다. 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이 국내외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있지만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는 힘든 상황이다.
○ 미국-일본, 경쟁력 있는 분야서 점유율 확대
닛케이가 분석한 글로벌 주요 상품·서비스 56개 가운데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가 많은 국가는 미국(18개) 중국(15개) 일본(7개) 한국(5개) 순이다. 한국은 D램, 낸드플래시,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평면TV에서 점유율 1위였다.

한국은 D램(71.3%), 낸드플래시(47.1%) 등 반도체에서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에서 애플, 샤오미 등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글로벌 톱5 스마트폰 업체 중 지난해 점유율을 늘리지 못한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미국과 일본은 바이오, 클라우드 서비스 등 각자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1위를 지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으로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 점유율을 1년 만에 3배 넘게 늘린 화이자(11.4%)의 미국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세계 시장 점유율 94.4%인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통해 쌓은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소니(44.0%)가 삼성전자(18.5%)를 크게 앞선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분야 등에서 자국산 사용을 촉진하면 미국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이에 맞춰 중국 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을 적극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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