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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뒤처지지 않는다”… 스텔란티스그룹, ‘40조 투자’ 전동화 전략 발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07-09 15:39:00업데이트 2023-05-09 13:11:20
스텔란티스그룹이 8일(현지 시간) 온라인으로 ‘EV데이’를 개최하고 전기차 시대 방향성과 현재 추진 중인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이 합병해 지난 1월 출범한 브랜드다. 두 그룹 합병으로 산하에 14개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전동화 전환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발표에서 대규모 투자와 차별화된 전동화 기술 방향성을 알리는데 많은 비중을 둔 모습이다. 궁극적으로는 가까운 미래에 지속가능한 두 자리 수 수익 창출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 스텔란티스그룹 CEO는 “300억 유로(약 40조7757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며 “소비자 일상에 완벽하게 맞고 전동화를 충족시키는 상징적인 모델을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 발표한 전략의 핵심은 스텔란티스가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변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발표를 통해 스텔란티스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저공해차(LEV, Low Emission Vehicle)’ 분야 리더로 거듭날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오는 2030년까지 유럽 판매 차종 70%와 미국 판매 모델 40% 이상이 저공해차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합작사(JV)를 포함해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40조 원 넘는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투자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130GWh 이상, 2030년까지 260GWh 넘는 전동화 물량 확보를 목표로 설정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부품 수요는 유럽과 북미지역 총 5개의 ‘기가팩토리’를 통해 수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급에 관한 주요 파트너십 계약은 완료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주요 원료인 리튬 공급은 북미 및 유럽지역 전문 업체 2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원료 수급 역량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는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술과 제조 시너지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팩 비용을 2040년까지 40% 이상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절감 목표는 20% 이상으로 설정했다. 전체 팩 최적화, 모듈 설계 단순화, 기술 개발 등을 통해 배터리 팩 관련 모든 분야에서 비용 절감을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배터리 수리와 재활용, 재생산 등 배터리 전체 수명 주기에 따른 가치 극대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량을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성’이라고 강조했다. 스텔란티스 전동화 전략은 모든 브랜드에 적용되는 단일 계획이 아니고 산하 14개 브랜드 모두에게 동급 최고 수준 전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각 브랜드 철학을 강화하는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순수전기차 모델의 경우 최대 주행가능거리 500~800km를 만족하고 1분 충전 시 32km를 주행할 수 있는 충전 기능 제공을 목표로 삼았다.

전기차 플랫폼은 4종으로 구성했다. 폭 넓은 확장성을 바탕으로 각 플랫폼 연간 생산량은 20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플랫폼은 최대 500km 주행이 가능한 ‘스몰’과 최대 700km 미디움, 800km 라지와 프레임(Frame) 등 4종을 갖출 예정이다. 동력은 전기모터와 기어박스, 인버터 등이 결합된 3가지 전기구동모듈(EDM)을 활용한다. EDM은 전륜 및 후륜구동, 사륜구동과 4xe용으로 구성된다. 각 브랜드 고유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제어 장치는 직접 개발할 예정이며 소프트웨어는 무선 업데이트를 지원하게 된다.
배터리 팩은 소형 도심형 모델부터 고성능차, 트럭 등에 이르기까지 맞춤 제작될 예정이다. 고밀도 옵션과 코발트 없는 니켈 대체품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2024년까지 2가지 배터리 화학 물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스텔란티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2026년까지 가장 경쟁력 있는 고체 배터리 기술 도입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핵심 기술에 대한 합작 사업도 추진 중이다. e파워트레인과 e트랜스미션 운영을 위한 배터리 셀 생산과 디지털콕싶, 개인화된 연결 서비스 등이 기술 협력 대상이다.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기술 역량 뿐 아니라 파트너업체 전문성을 활용한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스텔란티스 측은 전했다.
타바레스 CEO는 “스텔란티스가 출범한지 6개월 만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며 “전동화 전략은 스텔란티스 설립 이래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 전 세계 전동화 전략을 새롭게 정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 산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 브랜드 지프는 이날 그룹 방향성에 맞춰 ‘제로 에미션 프리덤(Zero Emission Freedom)’이라는 전동화 비전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신형 전동화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 4xe’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일정거리를 전기모터로만 운행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그랜드 체로키는 역사상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SUV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700만대 넘게 판매되고 있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그랜드 체로키 4xe는 다음 달 열리는 뉴욕모터쇼(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공개 예정이다. 국내에 처음 출시되는 지프 전동화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채용한 랭글러 4xe다. 최근 환경부 인증을 마치고 국내 출시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이라고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