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시승기]벤츠 뉴 스프린터 ‘디바인 5’… VIP 공간의 재해석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0-12-11 16:07:00업데이트 2023-05-09 14:59:11
집값은 해마다 최고점을 찍고 있다. 특정 지역은 자고 일어나면 거래 가격이 달라질 정도다. 정부가 3년 동안 스물 네 번이나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폈지만 쉽사리 잡히지 않는 게 이 시장이다. 집값이 고공행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공간에 대한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자동차도 공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여가활동이 늘어나면서 미니밴이나 SUV가 인기를 끈 것도 공간 때문이다. 하지만 양산차로는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 미니밴의 3열은 활용도가 떨어지고, SUV 역시 2열에 성인 탑승객 3명 앉기 버겁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공간의 확장성을 극대화한 차가 바로 밴이다. 밴은 몸집이 큰 대신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달리는 집무실이나 호텔같이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언제든지 변신할 수 있다.

스프린터를 앞세운 메르세데스벤츠는 글로벌 밴 시장의 선두주자다. 스프린터는 1995년 1세대 출시 이후 현재까지 130개국에서 400만대(2019년말 기준)가 판매된 글로벌 베스트셀링 밴이다.

국내 시장에서 바디빌더 세일즈로만 판매되고 있는 스프린터는 다임러트럭코리아의 메르세데스벤츠 밴 사업부가 지난 2009년부터 차체와 바디로 구성된 스프린터 기본 차량을 수입해온다.

바디빌더사들은 최종 소비자 요청에 따라 스프린터 기본 차량을 셔틀이나 럭셔리 리무진, 의전 차량 등으로 컨버전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주로 판매되는 차량 형태로는 VIP의전용 비중이 가장 크다. 특히 요즘에는 패밀리카로의 개인 구매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임러트럭코리아 밴 사업부에서는 2019년 1월 뉴 스프린터 출시 이후 확대되고 있는 국내 밴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밴 바디빌더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케이씨모터스, 세화자동차, 티앤티 주식회사와 각각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바디빌더 확대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신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다임러트럭은 내다보고 있다.

세화자동차는 리무진 및 장의차, 구급차, 장애인 이동 차량 등 사회 전반에 필수적인 복지용 차량뿐 아니라 군용, 소방 관리차, 항공기 유도 차량 등 특수 목적성까지 아우르는 넓은 사용자 스펙트럼을 갖춘 컨버전 전문 업체다.

이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 뉴 스프린터 투어러 319 CDI 모델과 519 CDI 엑스트라 롱 기반으로 ‘디바인 3’과 ‘디바인 5’ 대형 프리미엄 리무진 차량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세화는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의미의 ‘다인’을 통해 자동차의 본질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기 위해 달리는 자동차’를 실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컨버전 과정에서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이다. 또, 리무진부터 항공기 유도 차량까지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개별 VIP 고객들을 위한 커스터마이징 컨버전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세화자동차가 올해 하반기부터 선보이고 있는 스프린터 디바인 3, 디바인 5 두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뒤셀도르프 공장과 뤼디스페데 공장에서 만들어진 차체를 사용한다. 뒤셀도르프공장에서는 승합차의 패널을 담당한다. 뤼디스페데는 캡사시 전문 생산 공장이다.

다인은 지난 7월 교통의 요지인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근처에 지상 1층, 총 면적 641㎡(약 194평) 규모 프리미엄 밴 전용 전시장을 개소했다. 고객 경험 중심에 중점을 둔 이곳 전시 공간에서는 프리미엄 밴을 시승, 체험할 수 있다.

취재진은 지난 9일 이곳에서 디바인 5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우선 디바인 5의 배려심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이전에는 양산차에 내 몸을 억지로 끼워 맞췄다면 디바인 5는 전적으로 탑승객 상황을 고려해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줬다.

디바인 5의 가장 큰 특징은 VIP를 위한 프라이빗한 실내 연출에 있다. 차량 뒤쪽 VIP석과 운전석 사이에는 42인치 모니터와 매직글라스가 탑재된 파티션이 있어 자연스럽게 공간 구분이 된다. 모니터의 경우 최대 47인치까지로 선택이 가능하다. 파티션 중앙에 위치한 태블릿 PC로 승객석에서는 오디오 시스템을 컨트롤 할 수 있다.

1열부터 3열까지는 항공기 퍼스트클래스를 연상하는 VIP 시트로 구성된다. 고급 안마의자가 연상되는 좌석과 원목 느낌의 바닥이 편안함을 전달한다. 넓은 공간에 좌석 수를 적게 배치해 공간 이동도 자유롭다. 앞좌석에서 뒤로 이동할 때도 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다.

이와 함께 전동 조절, 열선, 통풍 기능을 포함해 암레스트, 전동 레그서포트, 무선 충전기 및 냉온컵홀더가 일체형으로 들어갔다. 인체공학적 설계로 VIP 시트 편의 장치의 조작성 및 편의성을 최적화했다. 시트는 무려 18가지 색상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또한 승객석에는 블루라이트의 피곤함을 줄이기 위해 고급형 무드등이 천정과 사이드, 그리고 필러에 각각 설치돼 있다. 여기에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파티션에는 일체형 앰비언트라이트도 추가됐다.

세화자동차가 컨버전한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 디바인 5 모델은 차량 플로어 소재를 기존 스틸 구조물 대신 알루미늄 구조물로 대체해 획기적인 수준의 차량 경량화를 이뤘다. 이를 통한 연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플로어 상단은 우드 타입 또는 대리석 디자인의 최고급 바닥재로 마감하여 고급스러움을 추구했다.

디바인 5 모델에 장착된 오디오 시스템은 여러 장점 중 하나다. 완벽한 입체적 오디오 서라운드 구현을 위해 각종 오디오 세계 대회에서 1위를 수상한 경력과 WAC 국제 카 오디오 대회의 수석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윤용태 장인과 함께 개발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로 인해 차량 내부 어느 위치이든 모든 승객에게 프리미엄 사운드를 제공해 만족스러운 탑승 경험을 제공한다. 스피커는 포칼 제품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세화자동차의 스프린터 디바인 5 모델은 외관에서도 특별한 모습을 나타낸다. 디바인 5 모델에 장착되는 바디킷(범퍼, 그릴, 에어댐)으로 인해 스프린터의 비교적 큰 차체는 시각적으로 더욱 편안한 모습을 갖춘다. 또, 스포티하면서도 볼드한 디자인으로 젊은 오너들의 세련된 시선도 사로잡고 있다.

이날 서울 서초구에서 경기도 과천까지 왕복 50km 구간을 달려봤다. 5톤이 넘는 디바인 5는 일반 승용차와 주행 감성에 있어서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자 큰 덩치 치고는 반응속도가 빠르게 치고 나갔다. 방지턱을 넘을 때는 운전석에 진동이 다소 느껴졌지만 승객석에서는 요동이 적고 안정적이다.

승용차의 전유물이던 다양한 안전 및 보조 시스템들을 적용한 것도 디바인 5의 자랑거리다.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사각경고 시스템 등은 기본으로 탑재됐다. 널찍한 사이드 미러가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돕고, 차량이 빠르게 다가올 때는 반짝이는 불로 경고를 날린다. 레이더 기반의 능동형 디스트로닉 차간 거리 조절 어시스트를 활성화시키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수동 조작을 줄일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대형 밴 세그먼트에서 최대 5.5톤까지의 차량에 측풍 어시스트와 EPS를 장착한 첫 번째 완성차 업체다. 밴 최초의 안전 사양인 측풍 어시스트는 차량이 80km/h 이상의 속도로 주행 시 불어오는 강한 측풍에 의해 차량이 밀려 차선을 이탈하는 현상을 방지한다.

차량 운행 시 필요한 고장수리에 대해서도 걱정이 없다. 스프린터의 애프터세일즈 서비스는 스프린터 기본 차량에 대한 보증 및 수리와 컨버전 사양에 대한 보증 및 수리로 구분돼 제공된다. 다임러 트럭 코리아의 메르세데스벤츠 밴 사업부가 담당하는 스프린터 기본 차량에 대한 보증 및 수리 기간은 2년/20만km(차량 등록 시점부터)로 밴 용인 서비스센터를 포함한 메르세데스-벤츠 상용차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제공된다. 컨버전 사양에 대한 수리 및 보증 서비스는 바디빌더에서 맡는다.

디바인 5 모델의 경우 6~15인승 내에서 선택 가능하다. 1억4000만~2억 원의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고급 수입차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보다 훌륭한 공간 구성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가격대로 느껴진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